손태승 우리은행장 겸 우리금융그룹 회장.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손태승 우리은행장 겸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23일 최근 불거진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대슈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향후 전개될 분쟁조정 절차에서 고객 보호를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손 행장은 이날 전국 영업본부장을 소집한 자리에서 "펀드 손실과 관련해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계실 고객님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상품은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로, 지난 19일 만기가 돌아온 상품의 손실률은 쿠폰 금리를 포함해 60.1%다. 오는 11월 19일까지 1220여억원어치 DLF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손 행장은 “신뢰라는 것은 거울의 유리와 같아 한 번 금이 가면 회복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면서 참석자들에게 “고객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진심으로 대해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고객 자산관리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편할 계획임을 밝혔다. 추진 방향을 ‘고객 케어(Care) 강화’로 설정하고 평가제도, 조직·인력, 프로세스 등 시스템 전반을 바꾼다는 방침이다.
 

먼저 손 행장은 "평가제도(KPI)를 전면 개편해 고객서비스 만족도, 고객 수익률 개선도 등 고객 중심의 평가지표로 바꿀 예정"이라며 "고객에게 도움이 됐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 관점에서 고객케어에 집중하는 조직을 신설한다"며 "고객별로 고객의 투자상품 전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상품 수익률이 위험구간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과 함께 고객이 전문가와의 직접상담을 통해 투자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고객 위험 관리를 위한 2~3중 방어 체계도 마련한다. 손 행장은 "여신에서 부실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다중의 관리체계를 가지는 것처럼 자산관리(WM)분야에서도 고객의 투자 위험관리 체계를 도입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밖에 고객 투자역량 제고를 위해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 외부 자산관리전문가의 강의를 제공하고 고객에게 맞춤형 정보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손 행장은 "우리은행은 이번 일을 교훈으로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문화를 혁신해 신뢰받는 금융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현장지원반을 꾸려 DLF 사태 관련해 영업점의 고객 응대를 지원하고 있다. 총 100여명으로, 이중 66명은 일선 영업본부에 2∼3명씩 상근하며 영업본부가 관할하는 지점에서 DLF 관련 문의나 상담에 응대하는 업무를 돕고 있다.

이와 함께 돌발상황에 대비해 본점에 본부부서 직원, 프라이빗 뱅커(PB),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비상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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