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오후 뉴욕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동맹과 경제 협력 등을 논의했다.

9번째 한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북한의 실무협상 재개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한미 동맹을 강조한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한국이 미국과의 돈독한 동맹을 보여주려 했지만 주한미군 방위비 문제 등 양국 관계에 여전히 우려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언론들은 한미정상회담 내용보다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 등 대북 관련 문제만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우리 정부가 종료를 결정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를 들먹이며 “문 대통령이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선물’을 내놓았지만 지소미아 파기는 한미일 3국의 연계를 경시하는 행동”이라면서 “미국의 불신감을 완전히 씻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케이신문은 “문 대통령이 미국과의 회담에서 가장 먼저 꺼낸 것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돈 이야기였다”며 “돈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야 하는 문 대통령의 딱한 처지가 드러났다”고 비꼬았다.

후지TV 계열 후지뉴스네트워크(FNN)도 트럼프 행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비판했지만 청와대 측이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며 “한미동맹 약화에 대한 지적을 불식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일본 언론들은 북한과의 대화 정체와 일본과의 대립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이 흔들리자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며 미국이 요구하는 50억 달러 인상 대신 미국산 무기의 한국 수출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국이 미국산 군사장비 최대 구매국”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북한 관련 대화와 군사장비 구입에 대해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국이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안보 기축’이라며 강력한 동맹 유지를 강조했다며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불협화음을 불식하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 정권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신이 강해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미국산 LNG 구매 계획과 현대차가 미국 자율주행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보따리를 풀었지만 “이러한 대응으로 미국의 불신감을 완전히 씻어낼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전쟁 후 미국이 쥐고 있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한국이 환수하는 문제도 거론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은 반환에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 현지 언론들은 이날 회담에서 한미 정상이 북한의 비핵화를 놓고 깊은 대화를 나눴다며 북미 실무회담 조기 재개를 목표로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을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이끌어낸 외교 원동력’이라고 평가한 CNBC는 조만간 제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CNBC는 문 대통령이 지난 6월 판문점 회담을 ‘역사적 순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지켜보자”고 말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곧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2년 전 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비하하며 북한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제74차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북한은 반드시 비핵화해야 한다”며 화합의 메시지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ABC뉴스도 북미 실무회담이 2~3주 내에 재개되고 올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열렸다고 한미정상회담 성과를 전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