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겸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부회장.
 

현대종합상사·현대정공·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 등을 거쳐 2003년 1월 현대카드 부사장으로 이동한 뒤 그해 10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함께 손꼽히는 한국의 스타 경영인이다.

SNS를 통해 젊은층과 활발히 소통하며 탈(脫)권위적인 CEO의 모습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카드업계에서 상상하지 못한 혁신을 거듭하며 '한국의 잡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보통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달리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패션을 즐긴다. 재계 대표 패셔니스타라는 말이 잘 어울릴 만큼, 노타이(No-tie) 차림에 찢어진 청바지 그리고 가죽재킷도 멋스럽게 소화한다.

그의 '남다른' 모습은 현대카드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 현대자동차 직원만 쓰는 현대카드의 '반전'

과거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 직원만 쓰는 카드'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만큼 카드업계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삼성카드와 무려 2~3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카드사로 급성장했다. 불과 10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사진=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현대카드의 무기는 특별한 디자인과 마케팅이다. 타 카드사들이 이 두 가지에 무심할 때, 정태영호 현대카드는 한 발 앞서 새로운 디자인과 혁신적인 마케팅에 공들였다. 그 결과 고급스러우면서도 트렌디한, 멋스러운 이미지를 '현대카드'라는 브랜드에 입혀낼 수 있었다.

'현대카드M'으로 대변되는 알파벳 마케팅, '더 그린' 등 컬러를 접목한 프리미엄 마케팅 등이 대표적이다. 세로 디자인의 카드를 처음 출시한 것도 현대카드였다.

문화 마케팅도 현대카드를 대변하는 키워드다. 정 부회장은 2007년 슈퍼콘서트를 시작으로 컬쳐프로젝트, 뮤직 라이브러리 등 음악과 접목한 다양한 문화 마케팅을 기획했다.

음악을 매개로 고객의 일상에 특별한 영감을 건네고 싶다는 정 부회장의 바람이 반영된 행보다. 스티비 원더, 비욘세, 폴 매카트니, 콜드플레이, 위켄드 등 최정상 뮤지션이 현대카드를 통해 한국 고객들을 만났다.

그 결과 현대카드는 '애플뮤직(AppleMusic)’ 큐레이터로 이름을 올렸다. 전세계 금융사 최초다. 정 부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뮤직 큐레이터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고, 페이스북에서 꾸준히 해오던 일"이라고 포스팅 하기도 했다.
 

음악뿐 아니다. 최근에는 단편영화도 제작, 내달 열리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을 앞두고 있다. 영화 제목은 ‘내 꿈은 컬러꿈’이다. 현대카드 프리미엄 카드인 더 블랙, 더 퍼플, 더 레드, 더 그린의 4가지 색을 모티브로 네 편의 단편이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됐다. 회사 측은 "현대카드 프리미엄 카드의 각 색이 지향하는 가치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내 꿈은 컬러꿈’ 영화 포스터

 

◇ 직접 뛰는 CEO, 돌파구 찾기 '분주'

정 부회장은 직접 뛰는 CEO다. 카드업계 '대어'로 불리는 '코스트코 결제카드' 사업권을 따낼 수 있었던 데도 정 부회장의 공이 컸다. 코스트코 결제카드는 삼성카드가 무려 18년간 유지해 왔던 건으로, 업계에서는 '파격'이라는 평가가 쏟아져 나왔다. 얼마나 공들였는지,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말 기쁘다"는 소회를 남기기도 했다.

삼성카드의 코스트코 신용카드 결제액은 연간 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고객층만 흡수하면 매년 3조원 수익을 가져가게 되는 셈이다. 신규 고객 유입을 통한 '코스트코+a'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로 영업환경이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얻어낸 꿀맛 같은 성과다.

정 부회장은 디지털 전략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정보를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디지털 관련 부서 인원을 확충했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에 기반한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기업이 정 부회장이 추구하는 미래의 변화 모습이다.

 
현대카드뿐 아니라 현대캐피탈에서도 디지털 역량을 더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인공지능 기반 중고차 시세 플랫폼 '오토북'이 그 예다. 디지털 기반으로 중고차사업 역량을 확대해 캐피탈 시장 선두를 수성하겠다는 포부다.

 

코스트코 제휴 현대카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정 부회장의 행보는 언제나 즐겁다.

최근에는 새 문화 프로젝트 '다빈치모텔' 광고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광고 마지막에 "네, 다빈치모텔입니다." 하고 말하는 사람이 바로 정 부회장이다.

일찍이 파워포인트 사용 금지령을 내려 업계를 화들짝 놀라게 하고, 본사 화장실을 남녀 공용으로 개조하겠다는 구상(?)을 밝혀 남녀 공용 화장실을 토론 화두로 올린 것도 그다.

정 부회장은 지금 또 어떤 구상을 하고 있을까. 정태영호 현대카드는 오늘도 '혁신'하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겸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부회장 프로필.

1960년생.
MIT 대학원 경영학 석사 MBA, 서울대학교 불문학 학사,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2015.05 ~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2015.05 ~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부회장
2015.05 ~ 현대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
2007.03 ~ 2015.05 현대커머셜 대표이사 사장
2003.10 ~ 2015.05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2003.10 ~ 2015.05 현대카드 대표이사 사장
2003.01 ~ 2003.10 현대카드 부사장
2001.01 ~ 2002.12 기아자동차 전무, 구매본부 본부장
2000.01 ~ 2000.12 현대모비스 전무, 기획재정본부 본부장
1996 ~ 1999 현대정공 상무, 미주 및 멕시코 법인 법인장
1991 ~ 1995 현대정공 이사, 샌프란시스코지사 지사장
1988 ~ 1990 현대정공 이사, 동경지사 지사장
1987 ~ 1988 현대종합상사 이사, 기획실 실장

bora@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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