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파트너인 자유당의 '부패 동영상' 스캔들로 조기총선을 치른 오스트리아 국민당 대표 제바스티안 쿠르츠 전 총리가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으며 총리직에 복귀하게 됐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오스트리아에서 29일(현지시간) 진행된 총선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보수 성향 국민당(OeVP)의 승리가 확실해졌다.

AFP통신 등 외신은 출구조사 결과 국민당 득표율이 38.4%로 2017년보다 약 6.9%포인트 늘었다며 지난 5월 의회 불신임으로 물러났던 쿠르츠 전 총리가 총리직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기후 변화 이슈가 유권자의 관심을 모으며 녹색당이 약진해 14.3%의 득표율을 확보한 반면 전 연정파트너였던 극우정당 자유당(FPOe)은 2년 전보다 8.7%포인트 하락한 17.3%로 대패했다. 중도좌파 성향 사민당은 21.5%, 친기업 성향의 네오스당은 7.4%를 득표했다.

국민당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전체 183석의 의석 중 71석에 불과해 다수당이 되지 않기 때문에 쿠르츠 대표에게는 연정파트너가 필요하다. 

BBC는 “33세의 쿠르츠 대표가 국민당-녹색당-네오스당이라는 3각 연정을 구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민당과의 연정보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전 연정 상대인 자유당과의 연정 가능성도 남겨져 있지만 잇단 구설로 정권 수립 1년 반 만에 조기 총선을 초래한 만큼 배제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도보수 정권을 원하는 쿠르츠 대표가 자유당에 손을 내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역풍 속에서 17%를 득표한 것도 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총선 승리가 확실시된 후 쿠르츠 대표는 “(정권을 잃고) 혹독한 4개월을 보냈지만 국민들이 다시 우리를 선택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오스트리아에서는 지난 2017년 같은 반(反)난민 정책을 공약으로 내건 국민당과 자유당이 연정을 구성해 주류 정치권에 편입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자유당 대표였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전 부총리가 러시아 신흥 재벌 조카라는 여성에게 정부 사업권을 대가로 재정 후원을 요구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며 연정이 붕괴됐다.

국민당은 ‘부패 동영상’ 스캔들로 자유당과 갈라섰지만 쿠르츠 전 총리도 의회의 불신임을 받고 낙마하면서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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