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서울와이어 김아령 기자]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정 총괄사장은 1996년 신세계조선호텔 마케팅담당 상무보로 입사하며 그룹 경영에 뛰어들었다. 2003년 조선호텔 프로젝트 실장을 거치면서 디자인 전공을 살려 객실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개선 등에 참여했다.

 

신세계 부사장 시절인 2009년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을 준비하면서 수시로 두바이, 도쿄, 미국 올랜도 등의 쇼핑몰들을 벤치마킹했다. 브랜드 관계자들을 찾아가 설득해 샤넬, 에르메스 등 고급 브랜드의 입점도 이뤄냈다. 정유경의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2010년 이마트의 생활용품 자체 브랜드 '자연주의'를 이마트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로 들고 와 '자주(JAJU)'로 바꾸고 리뉴얼 작업을 이끌었다.

 

2015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뒤 경영 전면에 나섰다. 별다른 대외활동을 펼치지 않지만 조용히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이다.

 

◇ 화장품사업 5년 만에 흑자 전환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그룹에서 백화점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면세점사업을 이끌고 있다. 특히 화장품사업은 중국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면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가 면세점에서 2019년 1월 누계 매출 100억 원을 넘겼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9년 1월 매출 목표를 100억 원으로 잡았는데 이를 보름 정도 앞당겨 달성했다. 같은 달 16일에는 하루에만 매출 25억 원을 올리며 최고 기록도 세웠다. 또 지난해 10월 한방화장품 브랜드 '연작'도 선보이면서 화장품 브랜드를 늘리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7년 화장품사업에서 매출 627억원, 영업이익 57억 원을 내며 화장품사업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흑자를 낸 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2년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화장품사업에 뛰어든 지 5년 만이다.

비디비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인수된 뒤 줄곧 영업손실을 내왔지만 비디비치는 2017년 매출이 229억 원으로 2016년보다 126%나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5억7000만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화장품사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로 돌아서면서 패션, 생활용품에 이어 화장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게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면세사업 확장과 신제품 개발을 통해 2020년까지 화장품사업에서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정유경 야심작 '시코르' 면세점 입점

 

정 총괄사장의 야심작인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가 지난 2월 면세점에 입점하며 글로벌 뷰티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입점된 제품군은 시코르의 자체 상품인 '시코르 컬렉션'으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신세계면세점과 온라인몰에서 동시에 선보였다.

지난 2016년 신세계백화점이 '화장품 전문점'이라는 콘셉트로 선보인 시코르는 2017년 바디컬렉션을 시작으로 지난해 메이크업 컬렉션까지 자체 상품 역량을 키웠다.

2017년 5월에 선보인 바디컬렉션 상품은 지난 한 해 동안 14.7% 매출 신장을 기록했고, 시코르 전체 PB 제품은 계획 대비 6배 이상 성과를 거뒀다.

특히 시코르 컬렉션은 외국인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제품군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인근에 위치한 시코르 용산 아이파크몰점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시코르 AK&홍대점에선 시코르 컬렉션 존을 별도로 만들었는데, 이후 10% 미만에 머물던 외국인 고객 매출 비중이 20%를 넘어섰다는 것이 신세계백화점 측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때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불리던 면세점이 급격히 늘면서 정 총괄사장의 첫걸음이 위태롭게 보였지만 정공법으로 승부해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며 "줄줄이 적자에 구조조정 위기를 겪는 신규면세점 중 유일하게 성장한 것만 봐도 미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kimar@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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