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개시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지지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공격 중단은 물론 보복 조치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아 터키의 공격을 묵시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가디언과 AP통신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 철수를 발표하자 터키 정부군이 시리아 북동 지역으로 진격했다며 미국의 철수가 도화선이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통화 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에서 터키군의 군사작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지 사흘 만에 전격적으로 공격이 개시됐기 때문이다.

당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직후 성명에서 “터키가 오래 준비한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곧 추진할 것”이라며 “미군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까지 IS 소탕에 앞장섰던 쿠르드족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터키의 군사작전에 반대해 왔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후 공격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노선이 변경됐다는 것.

터키의 공격이 개시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쁜 생각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지만 경제제재 등 보복 조치에 대한 발언은 없었다.

국제사회가 일제히 터키를 비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에서 터키를 향해 “자제하고 작전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이러한 군사 행동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번 공격으로 새로운 난민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며 터키에 대한 난민 지원을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며 군사작전 중단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에르도안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 결정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의회)가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하며 “대통령 임기에서 저지른 가장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정계에 들어간 첫날부터 끝도 없고 어리석은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해왔다”며 터키의 군사공격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CNN은 지난 IS 소탕작전에서 크루드족이 미군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1만1000명을 잃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동맹인 크루드족을 상태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지휘봉을 내준 셈”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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