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서울와이어] 먹이사슬을 확실히 보여주는 ‘동물의 왕국’과 같은 다큐멘터리는 3인칭 관찰자 시점이기 때문에 피식자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 비록 피식자와 포식자 관계인 자연 생태계 원리라지만 개인적으로 난 웬만하면 보고 싶지 않다. 그런 성향인 나에게 장 자크 아노 감독의 프랑스 영화 ‘베어(L'Ours, The Bear)’는 시작한 지 5분 만에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영화이다.

 

깊은 산속에 엄마 곰과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조그마한 아기곰 두스는 나무뿌리에서 벌들이 모아놓은 꿀 둥지를 먹고산다. 엄마 곰은 나무의 뿌리를 파고 그곳에서 나온 벌들을 쫓아내면서 꿀을 캐서 아기곰 두스에게 먹여준다. 그러자 갑자기 산꼭대기에서 굴러온 돌무더기와 큰 바위에 엄마 곰이 깔려 죽는다. 두스는 큰 바위를 옮기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작은 돌을 치워보지만 두스에겐 너무 무겁다. 하지만 엄마 곰을 구해야만 한다. 혼자 이리저리 힘을 주어 옮기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두스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알 수 없는 어깨의 흐느낌으로 죽은 엄마 곰 옆에 누어서 밤을 보낸다. 그사이에 나오는 음악이 차이코프스키의 《사계》 중 6월 ‘뱃노래’이다.

 

다음 날 두스는 엄마가 없는 동물의 세계로 뛰어든다. 혼자 개구리를 만나고 시냇물도 만나고 또 어둠 그리고 ... 엄마 없이 혼자 지내는 두스는 처음 본 개구리조차 너무나도 무섭게 느껴지는 꿈도 꾼다. 그리곤 흐느낀다.

 

(차이코프스키 사계 중 6월 ‘뱃노래’)

차이코프스키(Piotr, Ilyitch Tchaikovsky,1840-1893)의 《사계》는 부제 ‘12개의 성격적 소품’이 붙어있는 피아노곡집이다. 비발디의 《사계》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되어있지만 차이코프스키 《사계》는 월별로 되어있다. 차이코프스키는 1875년 연말에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출판업자의 의뢰를 받았다. 그는 1876년 1월부터 매월 『뉘벨리스트(nouvelliste)』에 발표하기 위해 소곡을 작곡했다. 이 소곡은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되어있으며 특히 6월 뱃놀이가 유명하며 10월도 사랑받는 곡이다. 12개월의 12곡은 훗날 《사계》작품집으로 출판했다. 

 

<글 : 김유나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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