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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참여하고 싶어도 손 잡을 만한 정보통신기술(ICT) 회사가 없어요."

제3인터넷전문은행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금융위원회는 은성수 위원장이 올해 최우선 과제로 내세울 만큼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 작업에 공들이고 있지만, 구심점 역할을 할 대형 ICT 기업들의 반응이 냉랭하기만 하다는 게 금융권 중론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접수 기한이 3일 남은 가운데, 참여를 공식화 한 곳은 아직까지 소소스마트뱅크(소소뱅크) 컨소시엄 한 곳에 불과하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연합이 주도한다. 한국클라우드사업협동조합을 산업주력자로 내세워 인가 신청 마지막 날인 15일 접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컨소시엄에 참가할 금융사를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IBK기업은행의 참여가 유력시 됐으나, 아직 합류 의사를 밝히진 않은 상황이다.

지난 5월 예비인가를 신청했다가 고배를 마신 키움과 토스는 말을 아끼고 있다.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SC제일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사 모두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참가 여부는 미지수다.

키움은 이렇다할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업계에선 지난번 맞손을 잡은 SK텔레콤과의 결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금융파트너사인 KEB하나은행도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 짓지 못했다. 두 회사의 컨소시엄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키움의 재도전에는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콤도 "공식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두고 흥행보다는 참패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ICT 기업 입장에서 해당 시장에 뛰어들 만한 매력요인을 찾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모 금융사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아얘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할 만한 ICT 회사가 마땅히 없는 실정"이라며 "이러다 흐지부지 마감일이 오지 않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또다른 관계자는 "일찍이 예견됐던 일"이라며 "금융당국에서는 컨설팅을 해주겠다고 하는데, 문제는 한국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먼저 만들어줘야 참가 희망 기업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예비인가 신청 기업(또는 컨소시엄)은 금융감독원장 자문기구인 외부평가위원회의 1차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앞서 토스뱅크와 키움뱅크는 1차 평가에서 불허를 받은 바 있다. 금융위는 외부평가 결과를 받은 뒤 60일 안에 예비인가 승인 여부를 발표하고 이후 한 달 내로 본인가 결과까지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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