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P2P금융 제정법 취지에 맞는 소비자 보호와 산업 육성의 방향성'을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사진=금융위 제공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4일 "2년 정도 거쳐 시기가 좋아지면 대우건설 매각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우건설이 한 번 매각에 실패했을 때 잠재적 매수자를 다 접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재)매각을 단기간에는 성사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산은은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대우조선을 넘겼다.

이 회장은 기업 구조조정 책임을 회피하려고 KDB인베스트먼트를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책임 회피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구조조정하고 매각하는 회사뿐 아니라 산은이 출자·관리하는 금호아시아나, 나아가선 한국지엠(GM)까지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지속되고 있는 한국GM의 노사 갈등이 GM의 한국 철수 명분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노사 협의를 통해 그 물량이 한국에서 계속 생산되기를 바라고, 회사에 그런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긴 미래를 보고 노사 협의에 임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또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등 다른 나라의 경쟁당국 승인을 받지 못하거나 합병의 실익이 없는 조건부 승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 부분까지 포함해 현대중공업이 다각적 방안을 강구해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산은이 이명박 정부 시절 석유공사와 함께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3600억원을 투자해 약 99%의 손실을 본 데 대해서는 "정책실패와 더불어 산은도 뼈아프게 느끼는 부분이라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제안했던 '산은-수출입은행 합병론'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사견을 이야기해서 잡음이 일고 부작용이 생긴 건 공개적으로 사과드린다"며 "정부 측에서 당분간 검토할 의사가 없다는 표명이 있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사실상 철회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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