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동일본 지역을 덮친 19호 태풍 ‘하기비스’가 물폭탄을 쏟아부으며 사망자 등 인명 피해가 불어나는 가운데 해당 지역에 집중된 자동차·전기부품 공장들도 침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동일본 지역의 일부 공장에서는 단수·정전 등으로 인해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서플라이 체인(부품공급망)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복구와 함께 생산거점 전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부품 업체 알프스알파인(ALPS)은 후쿠시마(福島)현 이와키(いわき)시에 위치한 자회사 공장의 차량용 스피커 등 오디오 기기 생산설비 일부가 침수되면서 13~14일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알프스알파인은 당초 15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최종 복구에 10일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측은 이와키 시내의 다른 2개 공장과 미야기(宮城)현 공장에서 대체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2일 밤부터 침수가 시작된 전자부품 대기업 타이요유덴(太陽誘電)의 후쿠시마현 다테(伊達)시 자회사 공장은 1층에 있는 전기설비가 침수돼 최장 1주일간 조업을 중단한다. 이 공장에서는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의 전기 노이즈를 없애는 인덕터를 제조하고 있다.

전자 계측기 등의 제조·판매하는 통신장비업체 안리츠(ANRITSU)도 후쿠시마현 고리야마(郡山)시의 2개 공장 중 1곳이 침수됐다. 제조 설비가 공장 2층에 있어서 피해 규모는 적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15일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자동차 부품 대기업 게이힌(Keihin)은 아부쿠마(阿武隈) 강 범람으로 침수된 미야기(宮城)현 마루모리마치(丸森町)에 엔진 부품 공장이 있지만 언덕 위에 위치해 침수 피해를 피했다. 하지만 공장 내에 태풍 잔해가 쌓여 14일 미야기 현 내 3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부품 업체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완성차 업체들은 예정대로 생산을 재개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12일 자회사인 미에(三重), 기후(岐阜), 후쿠오카(福岡)현 3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지만 14일 가동을 재개했다. 미에, 사이타마(埼玉)현 완성차 공장을 포함해 4개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혼다와 군마(群馬)현에 공장을 가진 스바루도 14일 가동을 재개시켰다.

니혼게이자이는 “전기·자동차 업체 등이 부품 기업 등의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며 “앞으로 서플라이 체인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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