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대학생 단체 겨레 하나는 서울 광화문 유니클로 디타워점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유니클로 측의 CF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 사진 = 겨레하나 페이스북

 

[서울와이어 한보라 기자] 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의 국내 CF가 유니클로 측의 광고 중단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유니클로는 입장문을 통해 “(논란이 된 광고는) 특정 국가나 목적을 가지고 제작한 것이 아니다.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글로벌 광고일 뿐”이라고 해명하며 “많은 분이 불편함을 느낀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 해당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이는 가운데 지난 21일 세종대학교의 호사카 유지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해당 광고는)피해자들이나 한국인들이 '확실하게 의도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광고”라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는 일본 기업이 한국을 대상으로 이러한 광고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유니클로를 규탄하는 대학생들이 직접적인 행동에 나섰다. 전남대학교 사학과 윤동현 학생과 대학생 단체 겨레 하나다. 

 

윤동현 학생은 근로정신대 피해 당사자인 양금덕 씨와 함께 유니클로 CF를 패러디한 영상을 제작했다. 

 

이 영상에서 양금덕 씨는 일본어로 ‘잊혀지지 않는다’ 팻말을 들고 등장하며 영상 자막에는 ‘유니클로 후리스 25주년’ 대신 ‘해방 74주년’이 적혀있다.

 

윤 학생이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어요”라고 묻자 양금덕 씨는 “난 상기시켜주는 걸 좋아하거든요. 누구처럼 원폭이랑 방사능 맞고 까먹지 않아.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외친다. 

 

유니클로 광고의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나?“라는 멘트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지난 21일 대학생 단체 겨레 하나는 서울 광화문 유니클로 디타워점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유니클로 측의 CF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방슬기찬 학생은 “80년 전 일 어떻게 기억하냐는 말이, 유니클로와 일본정부가 한국에 하고 싶은 말이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80년 전 일을 우리는 또렷이 기억한다. 유니클로가 이번 광고에 대해 사과하고, 일본정부가 사죄와 배상할 때까지 우리는 피해자들과 함께 목소리 이어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해당 광고는 한국·글로벌·일본의 3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개중 여성 노인을 화자로 한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나?”라는 멘트가 국내 CF에만 사용되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2019년에서 80년 전인 1939년은 일제가 ‘국민 징용령’을 내려 조선인의 인력을 수탈하기 시작한 년도이다. 이때 다수의 조선인 노동자들은 강제 연행 당했고 많은 여성들은 위안부로 강제 동원됐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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