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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송은정·김상준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2년 만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부동산시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상가·오피스텔 등 일부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 불패'는 저금리 기조에서도 여전한 진리다.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에 돈 맡길 필요성을 못느낀 '현금다발' 보유자들이 부동산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 2년 만에 역대 최저금리에도 대출 수요 '미지근'
   강력한 대출 규제, 투자심리 잠재우나

앞서 한은은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0.25%p 하향조정 했다.
 

금리 인하는 대출 수요 확대로, 또다시 부동산 시장의 투자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통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가 서민들의 대출 수요 확대를 일정 부분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강력한 대출 규제가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금리 인하가 추가 자금 수요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폭 감소는 시중에 금리가 높아 돈을 못빌리는 게 아니라 대출 규제가 강해 빌릴 수 있는 대상이 줄어든 때문"이라며 "지금도 금리가 낮은 상태여서 이번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치동 한 부동산 대표 역시 "100% 장담은 못하지만, 현재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감시로 인해 가격 급등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부분적 상승은 있을 수도 있다"라 답했다.

아울러 거시적으로 볼때 경제의 불안과 정부의 추가 규제 또한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기준금리가 이미 '실효하한'에 근접해 실질적 인하 효과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남 불패…'가진 자'들의 놀이터
주택 보다는 '수익형 부동산' 선호도 높아질 수도

기준금리 인하로 반사이익을 얻는 부분도 있다. 지역은 서울권, 종목은 수익형 부동산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저금리 기조가 서울에 고액자산가들의 투자가 편중되는 등 시장 양극화를 더 심화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미 고점을 찍은 서울 아파트값은 가격 피로감이 크지만 대체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데다 대기수요의 서울 쏠림 현상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값은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및 실거래 합동단속에도 상승 중이다.

지난 31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올라 지난주(0.08%)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강남4구(동남권)의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같은 수준(0.12%)의 오름폭을 유지했고,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도 오름폭이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0.1%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내년 이후 본격화될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공택지 보상도 변수다. 제로 금리나 다름없는 은행 이자로 인해 토지 보상비가 부동산으로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분양가 9억원 이상은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 웬만한 중산층도 현금 동원력이 없다면 소화하기 어렵다"며 "저금리 기조에도 높아진 대출 문턱으로 인해 결국 부동산 시장은 부자들의 놀이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피스텔과 몸집이 작은 빌딩처럼 '수익형 부동산'이 부분적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부동산 공인중개사 A씨는 "16주 연속 서울 집값이 상승했는데, 수익형 선호 현상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대출과 금리에 민감한 상가 또는 오피스텔 등이 들썩일 수 있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하 이후 오피스탈 거래량은 연초 대비 16% 증가했다.

yuniya@seoulwire.com , kimsjun@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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