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소인정 주부기자] 요즘 한껏 푸른 하늘, 가을을 만끽 중이다. 이런 계절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에 감복하다가도 날씨가 쌀쌀해지면 여지없이 나타나는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것을 생각하면 마음 한 편에 이내 먹구름이 끼는 듯하다. 당장 중국 등으로부터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수도권과 중서부 지역을 뒤덮는다고 하니 서글퍼진다.

미세먼지는 이제 거의 ‘숙명’처럼 돼버렸다. 그럼에도 정확한 발생원(源)별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도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분석 결과가 없다. 지난 4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위원장 반기문)가 출범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안 보인다.

 

중국으로부터 유입, 경유차, 화력발전소, 건설현장 등이 주요 발생원으로 꼽히는 정도다. 최근 발표한 1차 정책 제안은 석탄발전소 일부 가동 중단,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및 차량 2부제 병행, 단속 강화와 배출 엄단 등을 담았지만 원인 진단은 없고 기존 대책을 재탕하는 데 그쳤다. 

최근 수년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국내 산업 중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철강업계만 된서리를 맞았다.

그러나 우리의 잿빛 하늘이 과연 중국만의 탓일까? 워낙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 보니 한반도에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야 부정할 수 없을 테지만, 중국‘만’을 탓하는 것에도 무리가 있다.

당장 한국의 에너지 소비 구조를 보면 1차 에너지에서만도 30퍼센트 가량, 전력생산 실적에서는 무려 40퍼센트 가량을 석탄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중지시키는 한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시켰다.

얼핏 보면 훌륭한 정책인 듯하지만 이는 국가 산업의 생명줄을 위협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산업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경쟁력 중 하나가 값싸고 안정적인 전기공급이었고, 이는 고효율의 전기생산이 가능한 원전과 화력발전소가 있었던 덕분이다.

얼핏 보면 훌륭한 정책인 듯하지만 이는 국가 산업의 생명줄을 위협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정부가 이 둘을 모두 제한하는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하지만 부존자원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제는 오로지 산업생산력에 의존하고 있으며, 값싸고 안정적인 전기 공급은 사실상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환경과 안전을 볼모로 그 생명줄을 잡아당기고 있는 셈이다. 

한편, 정부에서는 차량운행으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흔히 친환경자동차로 불리는 전기자동차의 수요를 대폭 늘리는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최근에 들어 경유 차량이 미세먼지의 주범 중 하나로 몰려 노후 경유차량은 미세먼지가 일정 수준 넘게 발생한 날의 경우 수도권에서는 운행 자체를 불허한다고 한다. 잠시 한때이기는 하지만 클린 디젤이라 불리며 경유차량 운행을 심지어 장려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 오래된 경유차량은 대기 오염을 유발하는 차량이라는 오명을 안게 되었고 그 동안 적지 않은 환경부담금을 성실하게 꼬박꼬박 납부했음에도 경유차량 운전자는 본의 아닌 범법자가 되었다.

해외 선진국들도 앞 다투어 전기자동차의 보급을 확대하는 이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궁극적으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에 이의를 다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전기자동차가 친환경자동차일까?

과학적으로 한번 조사 분석하여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근본적으로 충전된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자동차의 연료인 “전기”는 무엇으로부터 만들어지는가?

 

우리나라의 경우 그 역시 원자력과 화력을 이용한 발전소에서 대부분 생산되고 있다. 일반 엔진 차량은 연료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바로 활용하므로 에너지의 변환이 1회 이루어지는데 반해, 전기자동차의 경우 발전단계에서 에너지 변환이 1회, 자동차 구동 중에 1회 추가되어 2회의 에너지 변환이 이루어진다.

 

에너지 변환 과정 중 상당한 에너지가 손실되고 충전 중에도 에너지 손실을 피할 수 없는데, 전기자동차가 엔진을 사용하는 차량보다 에너지 효율이 얼마나 좋길래 친환경자동차로 인정이 되는지 궁금하다.

예전에 기사에서도 언급한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여 원자력과 화력 발전량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이렇게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면 된다고 쉽게 말하는 흑자도 있다.

 

그러나 원자력과 화력 발전이 전체 발전량의 2/3를 넘고, 수력과 신재생에너지는 3% 정도로 미미한 우리의 현실도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이다. 해외에서 보고되는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의 성공 사례도 있지만 일사량이나 풍속이 다른 우리나라의 자연환경을 비추어 볼 때, 우리의 신재생 발전 효율이 어느 정도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이로 인한 대기 오염의 개선 효과는 어느 정도일지,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우리 실정에 적합한 정책이 집행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즉흥적이거나 감성적 여론의 향방에 흔들리지 않고,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자료를 제시하면서 올바른 이성적 판단에 맞추어 수립된 정책의 적합성이 널리 홍보되어 바르게 인지될 수 있는 보도가 필요하고 올바르게 판단한 일반 대중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얻기를 바란다.

국민의 생명의 위협하는 대기환경 보전이 중요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또 국가 경쟁을 이끌어 온 산업생산력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다, 못한다’의 제로섬식 선택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가장 안전하면서도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을까’라는 솔로몬의 지혜다.

비록 예방은 못했지만, 앞으로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한 준비는 할 수 있다. 정부에서 나서야 하고, 기업들의 윤리의식과 적극적인 환경투자도 필요하다.

늦었다고 생각되는 지금!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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