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한푼 두푼이 아쉬운 마당에 갑갑하죠."

1년 만기 0%대 금리의 적금 상품이 등장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Sh수협은행은 전날 주요 상품별 예·적금 금리를 0.20~0.50%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스마트원(one)적금'의 1~2년 만기 금리는 각각 연 0.90%, 0.95%까지 내려앉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다.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내린데 이어 지난 16일 1.25%로 또다시 낮췄다.

Sh수협은행을 따라 각 은행들도 금리 인하 시기와 규모를 놓고 저울질에 들어갔다. 한은이 내년에도 추가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0%대 금리 상품이 대거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농후해졌다.

◇ 저금리·저물가·저성장 3低 '적신호'… 전문가들 "인컴 자산 주목해야"

예·적금 금리가 내리면 손해를 보는 건 서민들이다. 특히 예금에 전 재산을 묻어두고 이자를 받아 생활하는 퇴직 생활자들의 한숨이 깊다. 저금리 기조에는 부동산 투자가 유리하지만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정부의 연이은 대출 규제로 이마저 여의치 않다.

퇴직 생활자 유모씨(61)는 "이러다가 일본이나 다른 나라처럼 '마이너스 금리'까지 등장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한푼 두푼이 아쉬운 우리같은 서민들은 참 갑갑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인컴(income) 펀드를 투자 대안으로 제안하고 있다.

인컴 펀드란 다양한 자산을 통해 일정 수준의 인컴을 수취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펀드다. 투자 자산은 채권, 주식, 리츠 등이다. 이자와 배당 분배금 등을 통해 꾸준한 수익을 추구한다.

오광영 신영증권 글로벌 유동성 담당 연구원은 "인컴펀드는 인컴수익이 안전마진으로 작용해 변동성이 낮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며 "저금리 하에서 노령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인컴형 투자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고배당 인컴 자산 비중을 높이고 주식과 채권 비중을 4대6 정도로 안전형 자산을 높게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전략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기적인 인컴 규모도 중요하지만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성을 먼저 체크해야 한다"며 "그런 이유에서 수익률은 높지만 가격변동성이 큰 장기채보다는 중기채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고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솔루션팀 차장은 인컴 자산 중에서도 전단채, 기업어음(CP), 브라질 국채, 리츠 투자를 주목했다.

고 차장은 "저금리는 저성장·저물가와 함께 오기 때문에 자연히 주식이나 채권 관련 금융자산의 기대 수익률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배당, 이자수익, 임대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자산 위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특히 브라질 채권에 대해 "금리가 높으면서 국내 거의 유일한 비과세 채권"이라고 강조하며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금 투자는 전문가 이견… "위험 상품" vs "중장기적 수요 탄탄"

최근 자금이 몰리고 있는 금(金) 투자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간에 이견이 엇갈렸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유지나 확대는 자산선택 과정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며 "금, 국채, 글로벌 핵심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등 자산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고상현 차장 역시 "저금리 시대에는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있는 금에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고 차장은 "금의 경우 보통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인데, 중장기적 이슈가 탄탄해 보인다"며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채권과 예금의 대체제로 금의 투자 매력도가 상당하다. 장기적으로는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고를 매년 크게 늘리고 있어 하락 국면에서도 하락선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김훈길 연구원은 "금 투자는 배당이나 이자이익 없이 수익 변동에 의존해야 하는 위험상품"이라며 "퇴직생활자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 역시 일정부분 리스크가 있는 상품으로, '안전 선호' 투자 성향의 고객에겐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bora@seoulwire.com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