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초저금리시대② 저물가.저성장.저금리... 'D의 공포' 경고음 - 서울와이어
[긴급진단] 초저금리시대② 저물가.저성장.저금리... 'D의 공포' 경고음
[긴급진단] 초저금리시대② 저물가.저성장.저금리... 'D의 공포' 경고음
  • 염보라 기자
  • 승인 2019.10.30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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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디플레이션(deflation·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 우려는 과도합니다."


8~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물가는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일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 총재는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디플레이션은 물가 하락이 장기간 지속돼야 하는데, 이번은 농축산물 가격이 지난해 급등한 기저효과"라며 "빠르면 연말, 이르면 내년 초 기저효과가 해소되면서 1% 내외로 올라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디플레이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현재 디플레이션을 논할 시점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는 의견이다. 정부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같은 시각에 힘을 보탰다. KDI는 'KDI 경제동향 9월호'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유지하는 것은 성장률이 낮아지는 가운데 수요 부족이 지속돼 물가가 하락한 것"이라며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저금리 대책에도 반응 없는 '2低' 


한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1.3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두달만의 추가 금리 인하다. "저금리는 저물가·저성장과 동의어예요." 한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저물가·저성장 흐름을 보일 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일종의 구원투수 역할이다.


그렇다면 저금리는 물가와 성장률 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되려 디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당초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노리는 것인데, 본래 취지와 다르게 부동산 투기로 이어져 가계부채 의존도를 높이고 이로 인한 소비 심리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와 한은이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3000억원으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돌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증가, 주택담보대출 거래가 무려 4조7000억원이 늘었다. 대표적인 역효과 사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0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0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악어의 입' 진입… 빚만 쌓이는 정부 곳간, 전방위 '적신호'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올해 첫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경기 활력에 필요한 정책 지원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확장적 정책으로 저물가·저성장에 대응하겠다는 것이지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동안 나타났던 '악어의 입'에 대한 경계론이다.


통계청장을 지낸 박형수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초빙교수는 지난 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건전재정포럼 정책토론회에서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동안 나타났던 '악어의 입'의 시작에 들어섰다"고 우려했다.


악어의 입이란 정부 세입은 줄고 세출 규모는 급증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일본 사례로 본 저성장의 의미’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일본 정부의 세출 규모는 급증했으나 세입은 급감해 재정건전성이 크게 훼손됐다. 일본 정부의 초과 세출 규모는 1990년 9조2000억 엔(약 101조3300억원)에서 2018년 37조 엔(약 407조54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37%까지 치솟았다.


한국은 이에 못미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정부가 내놓은 '2020년 예산안'을 보면 내년도 예산은 총 지출 513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9.3% 늘고 세입은 482조원으로 1.2% 늘어난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9.8%로 오른다. 기재부는 2023년까지 매년 2.1~2.3%포인트씩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 재정건전성 악화는 경기침체 상황에서 좋을 게 없다. IMF가 이례적으로 한국 정부에 세입 확보를 권고한 이유다. IMF는 "한국은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사회복지 지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세입을 늘리지 않을 경우 국가채무가 급격히(rapid)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전문가는 "재정 정책과 통화정책(한은 기준금리 인하 등)을 병행하는 것은 시중에 돈을 돌게 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라며 "이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보다 생산적인 곳에 효과가 적재적소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기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란?

일본은 약 20년에 걸쳐 만성적 디플레이션에 빠지며 경제성장률이 곤두박질 쳤다. 디플레이션은 악순환의 늪이다. 소비자물가가 하락하면 소비자는 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소비를 미룬다. 그럼 기업은 매출이 줄어 시설과 인력에 투자를 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일자리가 줄고 소비 심리는 다시 얼어붙는다. 다시 물가하락, 그리고 경제성장률 하락의 악순환이다.


bora@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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