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아니라 연준이 문제”라며 또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사람들은 제롬 파월(연준 의장)에게 실망하고 있다”며 “달러와 미국 금리는 제조업을 짓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나 독일보다 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파월 의장에게 추가 금리인하를 압박했다.

연준은 지난달 29~30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1.50~1.75% 수준으로 낮췄다. 올들어 세 번째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기업 투자와 수출이 약화됐다고 금리 인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9월 FOMC 성명 중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경제전망에 관한 추후 정보들이 시사하는 바를 지켜보며 (기준금리)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겠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파월 의장 역시 기자회견에서 “경제 상태와 관련해 들어오는 정보가 우리 전망과 대체로 일치하는 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적절할 것이라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파월 의장이 당분간 추가 금리인하를 중단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도 12월 FOMC에서 연준의 추가 완화 가능성을 20% 수준으로 전망하며 금리 인하에 신중을 기하는 연준의 판단을 지켜보고 있다. 올해 7월 말과 9월 중순을 포함해 세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반면 백악관의 반응은 다르다. 

2020년 대선 전에 주가와 경기 반등을 목표로 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연준에 ‘제로금리’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이끈 중서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역)에서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고용률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2020년 재선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초조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단연코 가장 크고 강한 국가지만 연준이 경쟁력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중국이 아니라 연준이 우리의 문제이지만 아무튼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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