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서울와이어 김아령 기자]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1951년생으로 대구공업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유통사업부장·마케팅홍보담당 상무·경영관리본부장 등을 지냈다.

 

유한양행 영업직에 근무할 당시 두각을 나타내며 신약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듣는다.

 

사장에 취임한 뒤 2년 동안 연구개발에만 1000억원을 투자했고 그 노력은 1조4000억원 규모의 폐암 치료제 기술수출이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화장품, 임플란트 등 비의약품 분야로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 오픈 이노베이션 추진…폐암치료 신약 '잭팟'

 

이 사장에게 대박을 안겨준 제품은 폐얌치료제 신약 '레이저티닙'이다. 레이저티닙은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폐얌 환자를 치료하는 신약 후보물질로 폐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물질 EGFR의 돌연변이(T790M)만 골라 공격하는 표적항암제다.

 

이 사장은 이 신약으로 지난해 11월 글로벌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바이오테크와 총 계약규모만 12억5000만달러(약1조4000억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며 세계 제약업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단일 품목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로 이전까지는 한미약품(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폐암치료제 8500억원 규모 기술수출)이 갖고 있던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이번 수출은 이 사장이 강조해온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한 성과여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 사장이 한국 제약사에 남을 기록을 세우기 시작한 것을 취임 초 부터다. 그는 2015년 3월 대표로 취임하면서 새로운 연구개발(R&D) 전략을 내놨다. 대형 제약사가 외부 기업이나 대학이 개발한 치료 물질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신약후보물질을 확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이다.

이 사장은 취임 첫 해 바이오니아와 제넥신에 각각 1000억원, 330억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신약기술을 가진 바이오벤처들에 20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유한양행의 신약후보물질은 2015년 초 9개에서 지난해 9월 기준 26개로 대폭 늘었다. 대박을 터뜨린 레이저티닙도 이 사장이 2015년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에서 15억원에 사들인 파이프라인이다.

 

이 사장은 "2020년 매출액 2조 클럽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선 목표 달성에 이미 한발짝 다가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이 사장 취임 이래 유한양행 매출은 2015년 1조1287억원, 2016년 1조3208억원, 2017년 1조4622억원 등 연평균 13% 이상 꾸준히 성장했다.

 

◆ 공격적 사업확장…뷰티·헬스케어 등 신사업 추진

 

이 사장은 신약뿐 아니라 신사업 추진에도 적극적이다. 2017년에는 뷰티·헬스 전문 자회사인 유한필리아를 설립했다. 유한필리아는 유한양행이 보유한 제약 및 바이오 기술과 시너지를 통해 화장품과 의약품을 결합한 이른바 '코스메슈티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독립법인으로 만들어졌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0월 화장품 주문자표시생산(OEM)기업 코스온의 지분 13.3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코스은 유한양행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오리진' 화장품 제품을 생산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또한 유한양행은 치과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7년 5월 국내 치과 임플란트 제조업체 워랜텍을 인수하기도 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전문가용 구강관리 용품 브랜드인 '유한덴탈케어 프로페셔녈'을 출시하는 등 치과부문에 공격적 투자를 진행함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자체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임플란트를 중심으로 향후 관련 재료, 기기, 디지털장비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중장기 계획도 마련했다.

 

녹용 등 건강식능식품도 개발해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7년 11월 뉴질랜드 사슴협회와 녹용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했다. 

 

유한양행이 비제약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외연을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시장은 협소해 매출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국내 의약품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1%에 못 미치는 등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희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외형을 불려 안정성을 확보한 뒤 신약 개발 등 본업인 제약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프로필.

 

1951년 출생. 영남대 영문학과 졸업,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석사.

1979년 유한양행 입사/ 2002년 유통사업부 상무/ 2006년 마케팅 홍보 담당 상무/ 2009년 경영관리본부장 전무/ 2012년 부사장/ 2015년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현).

 

kimar@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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