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동시장 '노브랜드 이정표 와 안내 간판]

 

[서울와이어 소인정 주부기자]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나의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전통시장과 대형 프랜차이즈가 상생을 목표로 오픈 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희소식을 접했다,

 

여러 전통시장을 방문하면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합쳐진다면 ‘그야말로 파라다이스한 시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너무나 성격이 달라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 이라는 결론을 내리며 스스로 생각을 접곤 했었는데, 바로 그 공간이 가까이에 있다 하여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호기심을 안고 경동시장으로 향했다.

 

현실적으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잘 융합되어 성공적인 운영을 유지하기만 한다면 나 같은 세대의 소비자들이 이용하기에는 최고의 시장이 될 것이란 기대가 있다.

 

[사진=경동시장 '노브랜드' 매장 입구]

도착해 보니 듣던 대로 환갑 맞은 경동시장과 이마트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의 상생스토어가 경동시장 한 복판, 새로 리모델링한 신관건물 2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 경동시장 내 상생스토어는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오픈한 상생스토어라 한다. 또 예상과는 다르게 상인들이 먼저 이마트 측에 상생스토어 제안을 했다고 한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이마트가 2015년 론칭한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가 흥행에 성공하자 해당 상품만을 따로 모아 전문점 형태로 출점한 매장인데 이런 이마트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지원하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늘리고 전통시장 인기상품 브랜드화를 통한 시장 활성화와 노브랜드 입장에선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은 PB공산품 매장을 전통시장에 입점시켜 집객 효과를 높이는 게 핵심이라한다.

 

젊은 고객들을 전통시장으로 끌어 모으고 시장 내에서의 체류시간을 늘려 소비 활성화로 연결만 된다면 … 짝짝짝 완전 완전 브라보~~~!!

 

상생스토어의 모델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컨셉시오 시장처럼 전통시장과 중복되지 않는상품들만 판매하는 조건으로 일반채소나, 과일, 건어물, 수산은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대기업의 취급품목을 나눔으로 공생하기로 했다는 얘기다.

 

신관2층 전체가 노브랜드 매장일거란 예상과는 다르게 기존 인삼판매점들을 지나야만 매장에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소비자의 동선까지 파약한 상생의 노력이 보이는 배치였다.

 

이렇게 좋은, 이상적인 취지 하에 운영되고 있는 상생스토어의 활성화를 확인하고 싶어 일부러 주말에 방문해보았으나 예상과는 다르게 노브랜드 매장이 위치한 2층은 미안할 정도로 너무나 한산했다. (기존 점포들을 지나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내내 뒤통수가 따가울 정도였다.)

 

매장 내부는 상생조건으로 판매하지 않기로 한 제품들이 없다는 것 외에 특별이 다를 것은 없었다.

 

더더욱 아쉬웠던 것은 서울의 유명한 전통시장 내에 위치해 있다는 것 외에는 매장 내에 “상생스토어”의 크고 깊은 뜻을 홍보하는 안내문이나 슬로건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사진='노브랜드' 매장내 사진]

그냥 “노브랜드 경동시장점” 이었다.

 

 

“상생”이란 좋은 취지로 무언가를 시도했다는 것엔 열렬한 응원을 해주고 싶다.

 

그렇다면 이런 상생이 오래 지속되어 앞서 언급한 컨셉시오 시장처럼 세계적인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이 상생을 장기적인 리모델링 프로젝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미 판은 벌려놨다. 하루 아침에 젋은 세대 방문을 늘리겠다고 시장입구에서 민증 검사를 통해 젊은이만 입장시키는 말도 안되는 계획을 생각하고 있는게 아니라면 뭔가 디테일 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

 

전통시장은 최고의 신선함과, 경쟁력 있는 가격이 답이다. ‘시장의 신뢰성’이 있어야 일단 방문 욕구가 생기는 법이다.

 

판매품을 구획별로 구분하고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등 시장관계자와 상인들이 제품별 구획분포나 상품 진열방식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시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불편함은 없는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아야 신뢰도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본인이 파는 물건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과 자긍심이 있는 상인에게 물건을 사고 싶지 않겠는가.

 

전통시장 시각으로 보자면 대형마트는 정형화된 틀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 확보된 이점을 꾀해 먼저 손 내밀어 상생의 도움을 청했다면 유동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은 전통시장쪽이다.

 

전통시장에 가면!

 

믿을 수 있는 물건을, 믿을 수 있는 전문가가, 그 어느 곳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더라는 기본적인 믿음을 소비자에게 심어줘야 전통시작 활성화 시작점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기대하고 갔던 경동시장 노브랜드 매장은 솔직히 좀 실망적 이였다.

 

물론 그들의 어려움도 있을 테지만 전통시장 입장에서 바라본 소감은 양쪽 다 답답하다.

 

경동시장이란 곳은 방문 목적이 뚜렷한 소비자가 거의 대부분 찾아오는 특성화 시장이기 때문에 다른 상생스토어와는 차별화된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야 서로 “경쟁구조”로 변질되지 않고 끝까지 “상생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시원한 노브랜드 매장 밖의 따가운 햇살에 노출되어있는 시장 안 인파의 물결은 인산인해 그 자체였다.

 

젊은 소비자 방문을 꾀했던 전통시장…  바퀴 달린 시장바구니들의 진로 전쟁…

[사진=경동시장 옥외점포들 거리 인파]

이 상생 노력의 결과를 언제쯤 그들이 확인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경동시장은 아직까진 ‘어르신들’이 살리고 있었다.

 

두 손 가득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을 벗어나며 혼자 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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