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만찬을 하고 있다. 이날 만찬은 문 대통령이 모친상에 조문을 온 여야 대표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사진=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서울와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상 조문에 대한 답례 성격으로 10일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주최한 만찬 회동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각별하게 사의를 전하고자 숙소인 관저에서 만찬을 대접했고, 여야 5당 대표는 미소와 함께 인사하며 초청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만찬 중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있는 선거제 개혁안을 두고 고성이 오가자 문 대통령이 말린 것으로 전해져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야야 5당 브리핑 내용에 따르면 이날  황 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한국당과 협의 없이 선거제 개혁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대표들은 "한국당이 협상에 응하지 않은 것"이라며 반론을 제기했다.

   

특히 황 대표가 "우리가 안을 냈는데 합의도 하지 않고 패스트트랙에 올리지 않았느냐"고 재차 반발하자 손 대표는 "그게 아니다.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황 대표는 "'그렇게'라니요"라고 맞받아치면서 고성을 냈다. 이를 지켜보던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양손을 들어 말리는 제스쳐를 취하면서 말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선거제 개혁에 대해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해온 사람이 나다. 국회에서 협의해 처리했으면 좋겠다"며 "패스트트랙에 올라갔지만 협상은 열려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와 손 대표는 이후 서로 '소리를 높여서 미안하다'는 취지로 사과한 뒤 대화를 이어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미회담이 어긋나면 국면이 빠르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금강산관광 문제도 제재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재개 입장을 발표한다든지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심상정 대표의 지적에 "북미회담이 아예 결렬됐거나 그러면 조치를 했을 텐데 북미회담이 진행되며 미국이 보조를 맞춰달라고 하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노동문제와 관련, "지금 탄력근로제 6개월 연장 같은 것은 좀 노동계에서도 수용해줘야 하지 않느냐"면서 "정부가 시행하고자 하는 탄력근로제 확대에 대해 국회가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문제와 관련, "일본의 경제침탈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본처럼 우리도 한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또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와 관련, "지소미아와 화이트리스트 철회는 모순이 된다. 수출 무역 문제를 안보 문제와 연계한 것은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면서 "지소미아 문제 같은 경우는 원칙적인 것이 아니냐"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본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이 비준되면 되지 않겠느냐"면서 "(국회에 제출돼 있으니) 비준되면 입법이 되면 전교조 문제도 해결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가) 경제를 염려하시는 것은 공통된 것이니 경제 관련 법안을 신속히 해주시라"는 취지로 당부했다.

   

이날 회동은 청와대 안에 있는 대통령 관저에서 오후 6시부터 8시 55분까지 2시간 55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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