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대박 기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수험생들에게 발송한 서한문에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초조함도 우리 수험생들의 간절함을 꺾지는 못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걸어온 시간은 비록 서툴지만, 의미 있고, 느리지만 견고하고, 힘겨웠지만 새로울 것"이라고 격려했다./사진=광주시교육청 제공. 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하성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전국 각지역 고등학교에선 3학년 수험생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행사가 이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용산구 소재 용산고에서는 후배와 교사들이 모여 예비소집을 위해 학교를 떠나는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장행식'(壯行式)이 열렸다.

   

행사 전 고3 수험생들은 담임 교사의 호명에 따라 교실에서 한명씩 수험표를 받았고, 서로의 고사장을 확인하며 탄성을 터뜨렸다.

   

고등학교 1·2학년 후배들은 일찍부터 고3 교실이 있는 학교 본관에서 정문까지 약 200m 길이로 도열해 선배들을 응원했다.

   

용산고 학생회장 2학년 이현서(17)군은 "1년밖에 남지 않아 남 일 같지 않다"며 "선배들이 지난 10년 동안 준비한 만큼 실수 없이 잘했으면 좋겠고, 찍은 문제도 모두 맞으면 좋겠다"면서 웃었다.

 

오전 9시 30분께 시작한 장행식에서 고3 학생들은 풍물 소리를 배경으로 정문까지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도열해 있는 후배들과 교사들은 고3 수험생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용산고 문과 학생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는 고3 이서형(18) 군은 "희망하는 대학에 수시 원서를 넣어뒀고, 수능 4과목 합을 6등급 이하로 받아야 최저등급을 맞출 수 있다"며"실수만 하지 않으면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만,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군은 "가족과 선생님, 친구들이 항상 응원해줘서 힘이 됐다"며 "수험생치곤 평소에 잠도 잘 잤는데, 오늘도 편히 자서 수능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담임 교사들은 학교 정문에서 수험생들을 한명씩 안아줬다. 같은 반 친구들끼리 손을 모으고 "화이팅"이라고 외치는 학생들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 경복고에서도 고3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행사가 열렸다.

    

강당에 모여 수험표를 받은 고3 수험생들은 다소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경복고 최용준(18)군은 "심장이 콩닥콩닥한다"며 "떨리기도 하지만 몇 년간 노력해 쌓은 실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후배들은 강당 입구에서 교문까지 쭉 늘어선 채 "화이팅!"을 외치며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이들은 '경복고 애들 너무 재수 없어'(재수하지 말라는 의미), '행운의 여신이 네게 미소를 짓는군. 찍신', '나의 미래가 나의 성적보다 가치 있기를' 등 재치 있는 문구의 피켓을 손수 만들어 응원에 나섰다.

       

고3 수학 선생님인 심한준 교사는 "수능이 인생을 다 결정하는 시험이 아니니까 편한 마음으로, 작은 난관을 넘는다는 생각으로 떨지 말고 시험을 봤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을 응원했다.

 

광주·전남 지역 수험생들도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열띤 응원 속에 마음을 가다듬었다.

   

수험생들은 이날 오전 수험표와 유의사항 안내문을 받아들고 일찌감치 하교해 집으로 향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후배들이 교실을 찾아다니며 선배들에게 엿과 찹쌀떡 등을 선물하고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시험장 주변 혼잡을 줄이고 교통사고나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시험일에 응원을 위해 재학생을 동원하는 것을 금지하고 시험일 전날 학교별로 격려 행사를 하도록 권고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수험생들에게 발송한 서한문에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초조함도 우리 수험생들의 간절함을 꺾지는 못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걸어온 시간은 비록 서툴지만, 의미 있고, 느리지만 견고하고, 힘겨웠지만 새로울 것"이라고 격려했다.

      

전남에서는 신안 도초·임자·하의도, 완도 노화·금일도, 여수 금오도, 진도 조도 등 섬 지역 수험생 139명에게 교육청이 교통비와 숙박비 10만원을 각각 지원한다.

   

신안 하의도 학생들은 시험을 마치고도 돌아가는 배편이 없어 15만원을 지원받는다.

    

앞서 경남 의령여자고등학교에서도 12일 저녁 학교 안에 설치한 '소원의 길'에서 수능 장도식(수능까지의 긴 여정을 이어받는다는 의미)을 열었다.

   

소원의 길에는 지난해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해 제작한 80여개의 등이 달렸다.

   

등에는 '수능 대박 기원' 등 손으로 직접 쓴 수능 응원 메시지를 달았다.

   

의령여고 1·2학년 학생들은 교내 방송을 통해 수능을 치를 3학년 선배들을 응원하고, 수능까지의 긴 여정을 이어받는 포부도 밝혔다.

   

3학년 학생은 "성적이 잘 나와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마음이 무겁지만, 모두가 응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용기가 생기고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의령여고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수능 장도식을 학교 전통으로 매년 이어갈 계획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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