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중국과의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미국 국채가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낙관론이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국채 매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장기금리 기준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82%,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은 1.59%로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데 무역협상 불안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개시가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 연반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경기 낙관 발언에 하락폭은 제한됐다.

지난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며 무역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중국 상무부는 1단계 합의를 위해서는 반드시 고율의 관세를 철회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양국의 무역전쟁이 고율의 관세 부과로 시작됐음을 지적하면서 “(고율의) 관세를 취소하는 것으로 끝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쌍방이 신중하게 논의 중”이라며 합의 서명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은 중국이 지식재산권이나 농산물 구매 등을 양보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양국의 1단계 무역합의가 지연되면서 미국이 예고한 대중 관세 발동 시점(12월 15일)까지 합의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미 하원의 탄핵조사 개시도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조사 청문회가 13일부터 TV로 생중계되고 있는 가운데 청문회에 출석한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 대행이 새로운 증언을 내놨기 때문이다.

테일러 대사 대행은 자신의 보좌관이 지난 7월 26일 선들랜드 EU 주재 미국대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트럼프는 선들랜드에게 바이든 수사에 관해 물었고 선들랜드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좌관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바빠서 청문회를 볼 시간이 없다”는 트윗을 올리며 탄핵조사를 비난했지만 오는 21일까지 진행되는 청문회에서 어떤 증언들이 나올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국채수익률 급락을 막은 것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 연준 위원들의 경기 낙관 발언이다.

전날 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파월 의장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파급 우려를 주시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여야 할 이유는 없다”며 미국 경제가 11년째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에 가깝고 그것이 지속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면서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이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가 적절히 유지될 것이라며 관망 모드를 예고하자 시장에서는 현 수준의 금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파월 의장의 긍정적인 경기 전망에도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는 국채수익률과 동반 하락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22% 하락한 98.01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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