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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혼밥’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당시 혼자서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다는 것은 상상 할 수도 없었고 직장에서라면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1인가구가 늘면서 혼밥이라는 단어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노출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외식 형태마저 바꾸는 트랜드가 되어버렸다. 자연스레 외식 창업 아이템과 형태도 혼밥과 1인 가구에 맞춘 아이템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7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1인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28.6%로 가장 많은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가 많아지면서 소비시장에서 그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도 1인 가구의 소비형태를 주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1인 가구를 잡기 위한 매장 형태의 변화나 그들을 위한 메뉴 준비 등이 시급한 실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소비자 3000명을 대상으로 '2017년 외식소비행태' 설문조사를 진행 한 바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월평균 외식 횟수는 14.8회였다. 작년에 비해 0.2회 줄었다. 반면에 혼자 외식을 한 횟수는 0.4회 증가한 4.1회였다. 혼밥 외식이 늘면서 월평균 외식 비용은 31만원에서 30만원으로 줄었다. 또한 나홀로 외식을 자주 즐기는 사람은 서울에 사는 20대 남성으로 파악됐고 특히 20대는 나홀로 외식 횟수가 월평균 6.3회에 달했다.

 

이 통계 수치가 시사하는 바는 아주 크다. 월 평균 외식횟수가 준 데에는 분명 물가 상승이 한 몫 했다. 밖에서 돈을 많이 쓰느니, 식자재를 사서 집에서 해먹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혼밥족은 다르다. 혼밥족은 월 기준 주 1회씩은 외식을 하고 있다고 통계가 이야기 해준다. 특히 요리가 서툴고 식자재 보관에 서툰 20대 남성들은 홀로 나가서 밥을 먹는 것을 즐기고 있다. 외식 창업과 외식업계 마케팅이 20대 남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최근 석촌호수 근처에 오픈한 김치찌개 전문점인 ‘김치도가’는 오픈 전부터 혼밥족을 고려해 매장 내 테이블을 세팅했다. 일반 가족 테이블 외에 서로를 마주보지 않게 일렬로 놓인 테이블 앞에는 커다란 통유리가 있어 풍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할 수 있다. 김치도가는 가족석과 혼밥족 테이블을 섞어놓았지만 아예 혼밥족만을 위해 오픈 한 식당들도 즐비하다.  특히 혼밥의 원조인 일본에서 건너온 ‘라멘’ 식당과 ‘야기니꾸’ 식당이 대표적 혼밥 플레이스다. 혼밥이 있으면 혼술도 존재하는 법. 마치 ‘심야식당’처럼 그 날 그 날 주인이 원하는 안주에 가볍게 술을 즐길 수 있는 미니 선술집에는 이미 혼밥족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고 전해진다. 밖에서 홀로 무엇인가를 먹는다는 것이 더 이상 창피함이 아닌 당당한 시대가 됐다.    

 
농식품부는 내년 외식 트랜드 키워드로 '빅블러(big blu, 식당 무인화가 확산돼 외식업종 간 경계가 모호)', '반(半) 외식의 확산(혼밥과 간편식이 발달해 외식과 집에서 먹는 밥의 구별이 불분명)', '한식 단품의 진화(돼지국밥, 냉면 등 한 가지 메뉴를 전문으로 하는 한식당 증가)' 등을 꼽았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앞으로도 확산 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가 꼽은 외식 트랜드가 창업에 고민하고 있던 당신의 머릿속을 단번에 정리해 주었기를 바란다. <글 : 권순만 한국창업능률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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