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17일(현지시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발표했다.

산출된 기업 가치는 1조6000억~1조7000억 달러(약 1984조원)로 시총이 1조 달러 이상인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도요타 등을 웃돌며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CNN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아람코는 목표 공모가 범위를 주당 30~32리얄(약 9335원~9958원)로 제시했다. 

발행 주식 수는 2000억주이며 다음달 사우디 타다울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주식은 30만주로 전체 지분의 1.5%다. 이를 통해 256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아람코가 목표한 대로 공모가가 형성되면 IPO 규모는 지난 2014년 중국 알리바바가 기록한 250억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가 된다.

사우디 증시 상장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아람코는 오는 28일까지 사우디인과 사우디에 거주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청약을 받고 국내외 기관 투자자 모집은 다음달 4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12월 5일 공모가와 기업 가치를 확정 발표한다.

아람코의 지난해 순이익은 애플의 두 배에 가까운 1111억 달러로 전 세계 기업 중 최대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했다. 미국 기업의 대표격인 애플과 알파벳(구글), 엑손모빌 순이익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 하락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거론하며 아람코의 기업 가치에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지만 세계 경제를 뒤흔들 ‘공룡’기업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사우디는 지난 2016년부터 왕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아람코 IPO를 추진했지만 3차례 연기됐다.

이날 아람코는 자사의 기업 가치를 최대 1조70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했다. 사우디 왕실이 그동안 주장했던 ‘기업 가치 2조 달러’에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주요 외신은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의 기업 가치 규모보다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 중인 ‘비전2030’에 투자해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로 예정된 IPO가 연기를 반복하면서 포기설까지 돌았지만 사우디는 탈석유 시대를 대비한 산업구조 다변화 정책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엔 반드시 IPO를 성공시킨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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