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KDB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 과정에 '푸른덴셜생명'이라는 변수가 나타났다. 

초우량 매물인 푸르덴셜생명의 등장이 KDB생명의 매각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최근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해 푸르덴셜 생명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

푸르덴셜생명은 미국계 중소형 생명보험사로, 푸르덴셜파이낸셜이 푸르덴셜 인터내셔널 인슈어런스 홀딩스를 통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보험업계 대표 '알짜' 기업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깜짝 매각설"이라고 입을 모았다.

푸르덴셜생명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기준 생명보험업계 5위로, 건실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총자산이익률(ROA)은 1.07%로 업계 2위, 지급여력(RBC)비율은 505.13%로 1위를 유지 중이다.

모 보험사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은 손꼽히는 초우량 보험사"라며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 사실이냐"고 반문했다.

IB 및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푸르덴셜생명의 깜짝 매각설 배경으로 'IFRS17' 도입을 꼽고 있다.

IFRS17는 오는 2022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으로, 보험금(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의 자본 확충 부담은 증대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미국 푸르덴셜이 IFRS17 도입을 앞둔 현 시점을 매각 적기로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푸르덴셜생명의 매각설로 KDB생명 매각에 공들이고 있는 산업은행은 긴장상태가 됐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KDB생명에 대한 매각 의지를 강하게 피력해 왔다.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내년 초 매각 절차를 마친다는 구상도 밝힌 상태다.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은 벌써 4번째 시도다. 이 회장의 자존심을 걸고 KDB생명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공들인 결과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 RBC비율도 올해 2분기 232%까지 끌어올렸지만 푸르덴셜생명과 비교하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KDB생명 매각 작업이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갑자기 불거진 푸르덴셜생명의 매각설이 반갑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KDB생명보다 푸르덴셜생명이 더 매력있는 매물인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두 회사의 인수 희망 기업이 크게 겹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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