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변역 테크노마트 전자상가 전경/사진=김민수 기자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요즘은 임대료 내는 정도로만 벌이가 유지돼도 감사하다”, 보고가는 사람조차 없어 '죽을 맛'

 

지난달 30일 서울 강변역 테크노마트 전자상가는 손님들을 거의 찾을 수 없을 만큼 한산했다.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온라인 구매의 바뀐 생활 패턴으로 인해 예전의 문전성시였던 모습을 잃은 지 오래다.

 

7층에서 컴퓨터조립판매를 16년째 해온다는 박 모씨는 “여기서 장사해 아들 둘 공부시켰다”며 “요즘은 임대료 내는 정도로만 벌이 유지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래도 난 이 층내에서 위치가 좋은편이라 오르내리는 사람들 눈길은 받지만 저 뒤쪽가게들은 거의 텅텅 비었다”고 전했다. 알려준 곳을 따라 발길을 옮긴 뒤편쪽과 8층은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부스가 사라진 구역들이 즐비했다.

 

지난 30일 테크노마트 전자상가 텅빈 부스/사진=김민수 기자

 

 

‘연말 특수’는 옛말이 된지 오래다. 방학 시즌, 크리스마스 연휴 등을 앞둔 전자상가의 분위기는 썰렁했다. 상인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물어만보고 가세요”라며 관심끌기를 해보지만 돌아서는 걸음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죽을 맛’이라고 한탄이다.

 

한때 전자제품의 메카로 근처 터미널의 영향을 받으며 지방에서 올라와 찾는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전자상가는 서울 동쪽의 관문이자 랜드마크였다. 온라인 판매 등 시장 유통구조의 변화는 급격히 산업구조를 변화시켰고 많은 오프라인 매장들은 매출이 급감했으며 버티지 못한 수많은 상인들은  사업을 접어야 했다. 전자상가 역시 충격을 피할 순 없었고 많은 상인들의 시름을 낳았다.

 

점심시간 때쯤 찾아간 10층 극장은 이곳을 찾은 후 가장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많은 이들이 영화관람을 위해 극장을 찾았고 기다리는 이들과 관람 후 이동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던 한 대학생커플은 “잠실로 이동해 점심을 할 거다”라며 “집근처라 영화는 보러 왔지만 그 외 볼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곳은 지하의 대형마트나 극장이용 정도 외엔 이용하질 않는다고 했다. 아래 상가에서 물건을 구매해 본적 있냐는 질문에 “올 초 핸드폰 바꾸러 오긴했지만 컴퓨터나 가전제품은 주로 온라인이 더 저렴해서 이곳을 찾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말했다.

 

실제 이곳을 찾는 대부분은 지하의 대형마트와 10층 극장가였고 그 사람들의 발길이 아래층 전자상가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들의 말처럼 저렴한 것을 찾는 합리적소비자의 선택은 이동없는 편리함을 제공하는 온라인에 익숙해졌고 이미 적응 됐다.

 

1층에 위치한 한 의류 매장 직원은 “주말엔 사람들이 좀 있는 편이라 다행이지만 평일엔 거의 없다”라며 “가끔 에스컬레이터를 보면 이용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 볼 때마다 마음이 쓸쓸하다”고 하소연,상인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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