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2일 오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하성 기자]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2일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기 직전 취재진과 만나 "원칙적으로는 연말까지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대사를 비롯한 한국 대표단과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이끄는 미 대표단은 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협정 체결을 위한 4번째 회의를 갖는다.

   

미측은 대폭 증액한 금액으로 협정을 연내 타결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반면, 한국은 현행 SMA 틀이 유지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정 대사는 "어떤 경우에도 한미가 서로 수용가능한 부담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지난번 미측이 먼저 자리를 떴지만,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미동맹 강화와 연합방위 능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가는 협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무적으로는 연내 한 번 더 협상이 진행될 거로 예상한다"면서 한국 측이 수용가능한 인상률 상한선 등 세부적인 내용은 함구했다.

  
  

미국은 그간 협상에서 한국이 부담할 내년도 분담금으로 올해 분담금(1조389억 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을 요구했다.

  

현행 SMA에서 다루는 ▲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 군사건설비 ▲ 군수지원비 외에 주한미군 인건비(수당)와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대표단은 SMA 틀이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 아래 '소폭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번 회의에서 요구액을 낮춰 현실적인 타협안을 들고 나올지 초미의 관심사다.

  

앞서 SMA 제3차 회의가 지난달 19일 파행으로 조기 종료된 가운데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는  “미국 측의 전체적인 제안과 저희가 임하고자 하는 원칙적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 기자회견을 통해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과 관련해서는 양측 다 공정하고 상호 수용가능한 분담을 천명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계속 노력해 상호 간에 수용가능한 분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내를 가지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측이 방위비 문제와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을 연계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주한미군과 관련된 부분은 지금까지 한 번도 논의된 바가 없다"면서 일축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제임스 드하트 미국 수석대표와 제3차 회의 이틀째 일정을 진행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약 1시간 만에 끝냈다.

 

정 대표는 회담의 조기 종료에 대해서는 "우선 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것은 미측이 먼저 이석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간에 실무적으로는 다음 (회의)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면서 "다만 오늘 (회의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상황이 발생한 만큼, 그에 따라서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미가 이견을 보인 부분이 미국이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총액인지, 새로운 항목 신설 부분인지에 대해서는 "총액과 항목은 서로 긴밀히 연계돼 있다. 그렇기에 항목과 총액 모두를 포함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제임스 드하트 미측 수석대표는 회의 종료 후 “유감스럽게도 한국 협상팀이 내놓은 제안은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을 바라는 우리측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드하트 대표는 이날 SMA 협상 제3차 회의 종료 후 서울 용산구 주한미대사관 별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의 위대한 동맹정신에 따라 양측이 상호 수용가능한 합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새 제안이 나오길 희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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