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명철 기자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일 외국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금융소비자와 함께 성장하는 경영모델을 뿌리내려 달라"고 당부했다.

윤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외국계 금융회사 18곳 대표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잘 아시다시피 최근 우리 금융시장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원장은 "상품 도입에 있어 해외 금융회사의 역할, 상품판매 과정의 판매사와 투자자 간 기울어진 운동장 등 다양한 논란이 있지만 모두가 동의하는 사실은 취약한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가 투자자와 금융회사 모두에게 큰 피해를 입힌다는 점"이라며 "투자자의 재산상 손실은 물론이거니와,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단기적인 이익을 좇는 영업 관행이 결국 소비자 보호 약화 및 투자자 신뢰를 손상시켜 금융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해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시각에서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들의 신뢰 확보를 위해 금융상품의 전 단계를 아우르는 감독방안 마련 등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여러분들도 지속가능영업의 관점에서 금융소비자와 함께 성장하는 경영모델을 뿌리내려 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이 자리에서 금융중심지 육성방안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금융중심지 추진 법안과 정책을 시행한지 이제 약 10년이 지났습니다만, 최근 국내 진입 외국계 금융회사 수가 5년 넘게 정체되는 등 아직은 만족스러운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이유로 일각에서는 한국의 규제 장벽이 높고 세제 측면에서도 진입의 유인이 적을 뿐 아니라,
언어와 생활환경도 다소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여러분께서 선진 금융시스템과 서비스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의 자극제 역할을 해 왔듯이, 이제 금융중심지 육성과 관련해서도 많은 제언과 고견을 모아 우리나라의 금융중심지가 활력을 얻는데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도 여러분들의 소중한 말씀에 귀 기울이고, 이를 업무에 충실히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는 뉴욕멜론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 스테이트스트리트, 아이엔지, 중국건설은행, 중국공상은행, 홍콩상하이은행, BNP파리바, 노무라금융투자, 디더블유에스자산운용, 맥쿼리자산운용, 베어링, 이스트스프링, 동양생명, 에이비엘생명보험, 에이아이지, ACE 등 18개 회사의 CEO가 참석했다.

금감원은 "간담회는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들이 국내 금융중심지 발전과 관련하여 의견을 제안하거나 건의사항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건의사항으로는 현재 진행중인 차이니즈 월 규제 완화를 비롯
해 해외 소재 클라우드 허용, 내년부터 시행될 약관심사 사후 보고제도의 취지에 맞는 운영 등이 제안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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