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보험업계에 실손의료보험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모양새다.


중소형·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실손보험 판매 중단 선언이 줄잇고 있고, 대형사들은 가입 문턱을 하나둘 높이고 나섰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달부터 실손보험 손해율이 140% 이상인 대리점과 설계사들을 분류, 까다로운 계약 심사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생명도 단독 실손보험 가입 문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DGB생명, KB생명, 오렌지라이프, 푸르덴셜생명, AIA생명, 라이나생명 등은 아얘 판매를 중단했다. NH농협생명은 일부 온라인 상품의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 팔수록 적자인 실손보험… 치솟는 손해율 낮출 방법은?


실손보험은 왜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팔수록 적자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1%로, 130%에 육박한다.


손해율이 130%라는 건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과 사업비가 1.3배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1억원 보험료가 들어올 경우 되려 3000만원 적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보험료 할인·할증제도'를 주목하고 있다.


보험료 할인·할증제도는 자동차보험처럼 지급하는 보험금에 비례하게 보험료를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보험업계는 이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가입자들의 무분별한 '의료쇼핑'과 의료기관의 과잉·허위진료를 막고, 장기적으로 손해율을 정상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보험료 할인·할증제도 도입이 힘들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기존 가입 고객의 수요를 이끄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의견이다. 


이에 대해 정성희 보험연구원 손해보험연구실장은 "제도성 특약을 도입해 계약자가 원할 경우 (보험)갱신 시점에 할인·할증을 적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3년, 5년 단위 갱신 상품의 경우 최근 보험료가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계약자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보험료 부담이 있는 계약자들에게는 보험금 차등제 상품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새 상품에 대해 우선적으로 적용 가능한 보험금 차등제를 검토 중으로, 기존 보유 계약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그 다음 단계"라며 "(제도가)잘 적용되면 궁극적으로는 실손보험 손해율 안정화에 도입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문제는 과잉 진료… 비급여 보장영역 관리체계 필요 '한목소리'


상품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과잉·허위 진료 논란이 있는 비급여 항목을 특약으로 빼는 식이다.


금융당국은 2017년에도 손해율이 130%를 넘어서자 과잉 진료 논란이 있던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 비급여 MRI를 특약으로 떼어내는 '착한실손보험'을 시장에 내놓은 바 있다.


정성희 실장은 "비급여는 풍선과 같아서 비급여 항목이 급여 항목으로 바뀌면 또다른 비급여 항목의 진료수가·진료량이 늘어날 수 있다"며 "비급여 전체를 특약으로 빼는 방안까지 검토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와 맞물려 비급여 보장영역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합리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의료업계의 일방적인 가격 책정, 과잉 진료 등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모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공적 보장을 확대하는 '문재인 케어'의 시행에도 실손보험 손해율이 증가한다는 건 결국 비급여 항목에서 과잉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보건당국과 의료업계의 자발적인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올해 연말까지 실손보험 손해액만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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