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고용지표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취업자 증가 폭이 사실상 제자리걸음 중인데, 실업자 수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청년실업률은 1년 전보다 10%나 올랐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 규모는 지난해 20만명대를 기록하다가 올해 2월 10만명대로 내려선 뒤 5월에는 7만2000명까지 떨어졌다. 6월에 다시 10만명대로 올라서긴 했지만 7월 다시 5000명대로 주저앉았다.

3000명 증가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 1월 1만명 줄어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7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에 머문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9월~2010년 2월(18개월) 이후 8년여만이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4만4000명·7.4%), 정보통신업(7만2000명·9.1%), 농림어업(6만9000명·4.9%), 건설업(5만3000명·2.7%) 등에서 증가했으나 도매 및 소매업(-12만3000명·-3.2%),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11만7000명·-8.4%), 제조업(-10만5000명·-2.3%) 등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는 조선업·자동차 등 구조조정 여파로 올해 4월부터 5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 취업자 수가 15만8000명 줄어 1991년 12월(-25만9천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30대 취업자 수도 1년 전보다 7만8000명이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에서 27만4000명, 50대에서 5000명, 20대에서 4000명 각각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취업자 수를 끌어올렸다.

고용률은 60.9%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2015년 4월 0.3% 포인트 하락한 후 최근 3년 3개월 사이 가장 낙폭이 컸던 지난 7월과 같은 수준이다.

8월 실업자는 113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3만4000명(13.4%)이나 증가했다.

이는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36만4000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업자 수는 올해 1월부터 8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돌고 있다. 실업률은 4.0%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15∼29세) 실업자는 전년동월대비 2만5000명 늘었고, 실업률은 10.0%로 0.6%포인트 상승했다. 최저임금 상승 여파로, 아르바이트 수요가 많은 음식·도소매업 등 업종이 고용을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1.8%였고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3.0%였다. 둘 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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