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리스트 바이마르시절)]

 

[서울와이어] 오페라가 이탈리아에서 주도적인 장르로 자리를 잡았다면 교향곡은 독일어권에서 중심적인 장르였다. 관악기, 현악기의 기술적인 발전으로 새로운 악기가 발달함으로써 교향곡에도 새로운 악기들이 추가되었다. 작곡가들은 새로운 음향을 추구하고 음악 색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1830년 베를리오즈는 프랑스의 ‘그랑 오페라’의 5막 구성처럼 자신의 교향곡을 5악장으로 만든 ‘프로그램 교향곡’의 장르를 창안했다. 1850년 이후 교향곡은 다른 장르들에 의해 새로운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는 서곡, 협주곡, 미사 등의 화려한 관현악이 첨가되면서 교향곡의 장르가 허물어졌다. 리스트는 허물어진 경계 속에서 또 다른 ‘교향시’의 장르를 선보였다. 이는 훗날 바그너의 ‘음악극’에 이어진다. 

 

바이마르에서 작곡에 전념한 리스트는 1845년 괴테 기념식에 《타소》 개정, 발표하면서 ‘교향시’라는 말을 언급하면서 새로운 장르를 창안했다. 교향시(symphonic poem)는 교향악적과 시라는 두 가지 개념이 결합한 새로운 음악 장르였다. 이는 기본적으로 음악 자체는 한 편의 시가 되어야 한다는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따라서 4악장의 교향곡과 달리 단일 악장이며 표제가 있다. 다시 말해 교향시는 그림, 조각, 연극, 시 풍경, 인물 등의 음악 외적인 소재가 첨가되며 보통 제목이나 표제가 있다. 내용면은 소나타 형식처럼 주제의 제시와 주제의 발전 그리고 다시 주제가 재현하는 전통적인 구조가 들어있으며 교향곡에서 나타나는 분위기, 템포 변화의 특징이 하나의 악장에 모두 들어 있다.

리스트는 13개의 교향시를 작곡했으며 그중 가장 유명한 곡은 《전주곡》이다. 

 

리스트의 ‘교향시’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전주곡》으로 오트란 (Joseph Autran)의 시 4개의 엘레망(Les quartre Eléments)의 가사에 의한 4부작 남성 합창곡을 작곡하려고 계획했다. 그러나 1848에 서곡 작곡 후 합창곡 실현 무산되어 다시 개작 후 교향시로 발표했다. 

 

잔잔하게 시작되는 리스트 《전주곡》은 20분도 채 되지 않는 곡이지만 사랑, 고뇌, 전쟁, 승리가 표현된 곡으로 인생의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다. 

 

(리스트 《전주곡》)

 

“우리의 삶이란 단지 죽을 때에야 비로소 처음 엄숙하게 연주된 미지의 노래를 위한 전주곡이 아닐까?”
-알퐁스 드라마르틴(Alphonse de Lamartine, 1790-1869)의 시의 인용

 

<글 : 김유나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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