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예방한 록밴드인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 보노 접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하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밴드 결성 43년만에 첫 한국을 방문한 전설적인 록밴드 U2의 리더이자 보컬인 보노를 만나 평화를 위한 예술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청와대에서 40여분간 진행된 이번 접견에서 문 대통령은 "평화의 길에 음악을 비롯한 문화·예술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보노는 "음악은 힘이 세다(Music is powerful)"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남북 음악인들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접견은 보노가 한국 정부의 국제사회 질병퇴치 기여에 감사를 표하겠다면서 문 대통령 예방을 요청해 성사된 것이라고 고 대변인은 설명했다.

   

보노는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한국의 경제 발전을 높이 평가하면서, 특히 국제공조를 받던 국가에서 최초의 공여국이 된 점을 들어 "진정한 기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도움에 힘입어 오늘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이제는 그 도움을 잊지 않고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려 한다"는 답변을 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보노가 자신의 서재에서 꺼내온 것이라며 199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로부터 직접 친필서명을 받은 시집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하자  문 대통령은 감사를 표하며 "한국의 수많은 U2 팬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197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된 U2는 전 세계에서 1억 8천만여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고 그래미를 총 22회 수상한 유명 밴드다.

   

리더인 보노는 빈곤·질병 종식을 위한 기구인 '원'(ONE)을 공동 설립하고 빈곤 퇴치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과거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인물이다.

   

앞서  U2는 '조슈아 트리 투어 2019' 서울 공연을 위해 밴드 결성 43년 만에 내한해 전날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을 펼쳤다.
 

고척돔에는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비롯 2만8천 명의 관객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빽빽하게 들어차 이들의 첫 한국 무대를 뜨겁게 맞았다.

  

총 24곡 가량을 선사하는 동안 보컬 보노는 메인 무대와 공연장 중앙 돌출 무대를 연신 오가며 기교보다는 힘이 넘치는 절창으로 관객을 휘어잡았다.

  

  "평화로 향하는 길은 우리가 하나가 돼 노력할 때 찾을 수 있습니다…하나가 될 때!"라며 이날, 경계선 너머 북쪽으로 사랑의 메시지, 평화의 기도를 보낸다는 보컬 보노의 외침 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원'(One)이 울려퍼졌다.

 
   

어둠으로 덮인 관객석에서는 휴대전화 불빛이 하나둘 켜졌고 스크린에 태극기가 등장했다.

  

베를린 장벽 붕괴에 영감을 받아 만든 '원'을 마지막 곡으로 부르기 전, 보노는 "남북으로 나뉜 우리의 땅으로부터, 역시 남북으로 나뉜 여러분의 땅으로…"라며 고국 아일랜드의 아픔을 꺼내놨다.

  

"길고 긴 길이 우리를 드디어 서울로 데려다 놓았군요. 감사합니다."
   

강렬한 기타 리프의 '불릿 인 더 블루 스카이'(Bullet the Blue Sky)에 이어 서정적인 '러닝 투 스탠드 스틸'(Running to Stand Still)에선 에지가 건반을 잡았다. 이어 '레드 힐 마이닝 타운'(Red Hill Mining Town), '인 갓즈 컨트리'(In God's Country) 등 조슈아 트리 수록곡을 하나씩 들려준 뒤 U2 멤버들은 저마다 서울을 찾은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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