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 / 사진 = 신한금융그룹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이변은 없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3일 회의를 열고 단독 회장 후보자로 조 회장을 추천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 간 만장일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내년 3월 26일 개최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정식 추대될 예정이다.

회추위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신한금융그룹을 국내 리딩 금융그룹으로 이끄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은행원으로 시작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84년 입행해 33여년을 신한금융에 몸 담으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 2015년 신한은행장을 거쳐 2017년 지주 회장에 올랐다.
 

직원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과 업무 전반에 대한 혜안, 탁월한 업무 추진력으로 임기 2년차에 신한금융에 '리딩뱅크'와 '3조 클럽 가입'이라는 성과를 안겨줬다.
 

특히 저성장 시대 진입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타계하기 위해 비은행 부문의 균형성장, 글로벌 진출 확장,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 ‘원 신한(One Shinhan)’ 시너지 협업을 기반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한 점을 인정받았다.
 

나아가 이만우 회추위원장은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해서도 위험관리를 철저히 해 판매를 자제했고, 최근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서 회계처리 하는 과정도 굉장히 보수적으로 처리했다"며 "굉장히 건전하게 운용했음에도 전체적인 성과가 높다는 것을 이사들이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회추위가 조 회장의 연임을 만장일치로 결정한 데는 내년도 은행업황 전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성장성·건전성 모두 동반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조 회장이 제대로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는 게 신한금융 관계자의 귀띔이다.

실제로 금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내년 대출 증가율은 올해보다 소폭 낮아져 5%대 초중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수익성 역시 자기자본이익률(ROE) 기준 7% 전후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픈뱅킹으로 인한 경쟁 심화, 소비자보호 관련 비용 상승,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 규제 등이 수익성 하락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저성장 장기화로 한계기업 비중이 확대되고 있어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만우 위원장은 "(위원들) 모두 신한의 장래를 위해서 뽑았다"며 "혁신금융과 아시아 리딩금융 그룹을 목표로 용병을 선발했지 회장 추대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회장의 발목을 잡는 유일한 문제였던 채용비리 의혹 관련 재판에 대해서는 "상법을 보면 이사들이 과반수로 언제든지 대표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면서 "이사회 규정 상에 누가 유고되면 누가 직무대행을 해서 그 다음 절차를 진행하고 하는게 다 돼 있다"는 말로 '오너리스크'에 대한 경계를 해소했다.

한편 회추위 일정을 앞당긴 것과 관련해 이 위원장은 "직원인사와 임원인사를 12월 말에 하려다 보니,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를 12월 중순에는 선정을 해야 (선정된 CEO가) 자기 책임을 가지고 인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며 "과거에 보면 떠나는 CEO가 임원을 뽑아서 굉장히 주위가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자경위(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12월 중순이나 연말에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회추위를 당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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