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 완화 기대감…내년 조선·운송·반도체 실적 기대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미중 무역 1단계 합의 소식에 그동안 무역분쟁의 영향을 받은 업종들을 중심으로 내년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앞선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가운데 그동안 글로벌 교역 둔화와 수출 감소를 초래했던 미중 무역 분쟁이 다소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미중 양국은 지난해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시작한 지 약 17개월 만에 1단계 무역 협상에 합의했다고 13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특히 조선·항공·반도체 등 경기 민감 업종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미중 무역 분쟁의 영향이 컸던 만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또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조선업종 기업의 내년 영업이익 합계는 13일 기준 8259억원으로 올해(2126억원)보다 288.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 업종은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량 감소와 국제해사기구(IMO) 신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수주 부진에 시달려왔으나,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의 선박 수주량이 다시 증가하면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추세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하거나 전격적으로 해소된다면 교역량이 증가하면서 곧 선박 발주가 늘어나는 회복 사이클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에서는 운송·항공 등 무역분쟁주(株)를 기피하는 흐름이 나타났다"며 "올해 글로벌 교역량 감소로 대형항공사(FSC)가 부진한 가운데 일본 수요 공백이 발생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도 함께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여기에서 투자 역발상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내년에는 글로벌 교역량의 반등이라는 관점에서 항공·해운주 비중 확대가 합리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우리 경제를 이끄는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업종(129.8%) 역시 내년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반도체 가격 반등과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 투자 확대 등 호재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 분쟁 완화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도 커진 영향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는 투자심리를 개선할 뿐 아니라 소비·생산·투자 등 경기 전반의 모멘텀 개선 속도를 올릴 것"이라며 "향후 합의 과정에서 리스크 요인은 잔존하나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단기간 내에 잡음이 부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