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절차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세 번째 하원 탄핵 대통령이 되겠지만 실제로 탄핵될 가능성은 낮다 / 사진 = CNN 화면 캡처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 하원이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본회의 표결을 실시한다.

CNBC 등 주요 외신은 하원이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찬반 토론을 진행한 후 이날 오후 6시 30분께 표결에 들어간다며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하원의 대통령 탄핵소추를 위해서는 공석 4석을 제외한 431석 중 과반인 216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민주당이 하원 과반(233석)을 장악한 만큼 변수가 없는 한 가결이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시장의 예상대로 탄핵소추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1868년 앤드루 존슨,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이어 하원에서 탄핵당한 세 번째 대통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아무 근거 없이 자신을 탄핵하려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의 탄핵 투표를 앞둔 17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6장 분량의 공개서한을 보내며 탄핵 절차 철회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자신을 결백을 주장하며 “반헌법적이고 당파적이며 미국 민주주의를 전복시키는 쿠데타 기도와 다름없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민주당의 탄핵 기준이라면 미국 대통령은 모두 몇 번이나 탄핵당했을 것이라며 “역사는 당신을 단호히 단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공을 넘겨받은 상원은 내년 1월부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진행하게 된다.

다만 상원에서 유죄 판결을 내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7석을 차지하고 있어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요 외신은 민주당이 상원 탄핵 심판에서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 4명의 증언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이 불응 의사를 밝혔다며 상원 기각 가능성을 높이 점쳤다.

CNN도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로 하원의 탄핵을 받겠지만 오히려 그를 정치적으로 돕게 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원이 ‘탄핵소추’라는 역사적인 투표를 준비했지만 분위기는 상원 부결은 물론 내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실제로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0월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조사를 시작한 후 52%였던 탄핵 찬성 의견은 46%대로 떨어졌다. 반면 국정운영 지지율은 38%에서 43%로 상승했다.

CNN은 “이 결과는 최근 탄핵 찬성 여론이 잦아들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자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지난달 중순 50%였던 ‘트럼프 탄핵’ 찬성 비율이 지난 17일에는 45%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하원의 탄핵을 받은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겠지만 공화당의 강한 지지를 받으며 내년 1월 상원 탄핵 심판을 정치적 무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하원의 탄핵소추가 결정돼도 상원의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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