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 하원이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CNN과 BBC 등 외신은 이날 하원 본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과반 찬성을 얻으며 가결됐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1868년 앤드루 존슨(17대), 1998년 빌 클린턴(42대) 전 대통령에 이어 하원에게 탄핵당한 역대 세 번째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날 하원 본회의에서 7시간 이상에 걸쳐 진행된 찬반 토론 후 이뤄진 표결에서 하원 의원들은 ‘권력 남용’은 찬성 230표 반대 197표, ‘의회 방해’ 혐의에도 229대 198표로 과반이 탄핵에 찬성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표결에 앞서 “대통령의 무모한 행동으로 탄핵이 필요하게 된 것은 비극이지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며 탄핵 정당성을 강조했다.

CNN도 “(탄핵은) 트럼프 본인이 자초한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의 탄핵 가결을 불명예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부주의한 행동을 사과하기보다 물러서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의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며 “급진 좌파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의 끔찍한 거짓말이며 미국과 공화당에 대한 공격”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이 아무 근거 없이 자신을 탄핵하려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의 탄핵 투표를 앞둔 지난 17일 펠로시 의장에게 6장 분량의 공개서한을 보내며 탄핵 절차 철회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자신을 결백을 주장하며 “반헌법적이고 당파적이며 미국 민주주의를 전복시키는 쿠데타 기도와 다름없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민주당의 탄핵 기준이라면 미국 대통령은 모두 몇 번이나 탄핵당했을 것이라며 “역사는 당신을 단호히 단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 의원들도 “(민주당의 탄핵 표결은) 국가를 분단하는 졸속 프로세스”라며 “탄핵을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악용하는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21년 만에 이뤄진 미국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미국의 분단 현실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며 ‘트럼프 탄핵’의 다음 무대는 내년 1월 상원 심판으로 넘어가지만 실제로 탄핵·파면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위해서는 상원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유죄 판결을 내려야 하지만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7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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