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민경미 기자] [편집자주] 2019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경기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예년처럼 연말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거리의 크리스마스 캐롤도 듣기 쉽기 않다. 그래도 연말은 연말이다. 떠나보내는 2019년, 재밌고 행복하게 보내는 건 어떨까? 크리스마스, 가족 모임, 회사 송년회에서 내가 전문MC가 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파티를 즐겨보자.

 

전문 MC를 섭외하면 비용의 부담이 크다.  전문 MC 이호선(2호선) 씨는 말한다. “회사 혹은 가정의 구성원이 MC를 하게 되면 비용 지출되지 않는 점 외에 또 하나 전문MC가 진행하는 것보다 더 큰 장점이 있어요. 구성원의 정보와 서로 잘 아는 사람이기에 반응이 뜨겁다는 거죠. 약간의 게임이나 진행법만 익힌다면 전문MC나 유명개그맨 보다 더 재밌는 송년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이호선 MC의 ‘나도 잘 나가는’ 송년회MC 추천게임

1. OX퀴즈
알쏭달쏭한 OX퀴즈를 출제해 정답이 맞다 생각되는 사람은 O, 틀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X를 선택한다. O라고 생각하면 오른손으로 숟가락을 들고, X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왼손으로 포크를 든다.
정답자만 다음문제를 푼다. 최후의 1인이 오늘의 우승자다.

인터넷에서 알쏭달쏭한 OX퀴즈를 출제해도 좋고 회사 혹은 가정 구성원과 관련된 문제는 더욱 좋다.
예) 우리 회사 사장님의 주민 번호 끝자리는 홀수다? 우리 회사 김과장님의 큰 자녀는 아들이다? 우리 아빠와 엄마가 가위바위보를 하면 아빠가 이긴다?

이런 식으로 평소에 관심 없었던 알쏭달쏭한 문제로 OX퀴즈를 출제하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꿀팁) 작은 선물이라도 꼭 선물을 준비하자.

2. 가위바위보 챔피언 선발대회
인원이 많은 경우 마이크를 잡은 사회자와 가위바위보를 한다. 이긴 사람과 비긴사람은 계속해서 가위바위보를 참가한다. 진 사람은 손을 내린다. 끝까지 이긴 사람이 오늘의 우승자다. 우승자에겐 작은 선물을 증정한다.

주의사항) 졌는데도 계속 참가하는 사람이 있고 손이 변신하는 사람도 있다.

3. 빙고게임
가로 세로 5칸 총 25칸 안에 1부터 75까지 무작위 숫자가 적혀있는 빙고카드를 가지고 진행한다. 사회자가 숫자를 뽑아서 외치는 숫자를 카드에 표시한다. 가로 세로 3줄이 일치하는 숫자가 있으면 빙고를 외친다.

응용) A4 용지에 가로 세로 5칸씩 총 25칸을 그린다. 25칸의 빈칸 안에 우리 회사 직원의 이름을 적는다. 한 명 한 명 이름을 호명해서 가로, 세로 대각선 3줄이 먼저 일치하는 사람은 빙고를 외친다.

이호선 MC는 12월이 가장 바쁘다. 한해를 마감하는 회사들의 송년회 MC로 활약하기 때문이다. 예전 송년회와 다른 게 있다면 술을 많이 마시지 않고, 송년회 프로그램을 구경하는 것보다 본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좋아한다고 한다.

“모두가 주인공이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대표게임보다는 다 같이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합니다”

 

송년회 잊지 못할 3가지 에피소드

 

이호선 MC는 송년회를 진행하면서 있었던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3가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만취한 참석자로 인해 인생을 배운 것이다.

“얼마 전 한 협회의 송년회의 MC를 보러갔는데 술이 엄청 취한 한 사장님이 무대로 올라와 MC인 내 마이크를 뺏으려했죠”

“나 노래할거야. 마이크 줘”

“정해진 식순에 있기에 마이크를 뺏기지 않으려고 저는 버티고 그 분은 마이크를 뺏으려고 하고 진땀을 뺐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행사 중간 중간 만취된 상태로 올라와서 마이크를 뺏어서 노래 부르고 만취 횡성수설을 반복했어요. 노래실력도 엉망이고 말도 엉망진창이다 보니 참가자 모두의 송년회가 점점 망가졌어요. 누구하나 말릴 수 없었습니다. 제지하는 순간 그는 마치 싸울 기세였지요”

“회사라면 사장, 전무, 과장, 부장 등 서열이 있어서 윗사람의 말을 들을텐데, 참석자 모두가 자기 분야의 사장이다 보니 누구 하나 말리지 못했지요. MC인 제가 분위기를 띄우면 그 만취사장이 나와 분위기를 죽이고 띄우면 죽이고를 반복했습니다”

“분위기가 롤러코스터처럼 업다운이 되는 송년회였어요. 다행히 큰 사고 없이 마무리했지만 엄청 힘들었고 중간에 마이크를 내려놓고 무대를 버리고 싶은 충동이 여러 번이었습니다. 하지만 MC이기에 끝까지 무대를 지키고 마이크를 놓지 않고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이호선 MC는 그 행사를 마무리하며 한마디 했다고 한다.

 

“여러분 ! 제가 올해 마이크를 잡고 MC를 한지 20년이 됐습니다. 우리나라의 굴지 기업MC 도 하고 방송MC도 하고 청와대에서 MC도 보았습니다. 크고 많은 무대에서 MC를 했지만 지금까지는 정말 쉬운 무대였습니다. 오늘 제게 이런 값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오늘의 기회를 주신 걸 잘 압니다. 더 노력하고 공부해서 최고의 MC가 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멘트가 끝나는 순간 참석자들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고 한다. 무대에서 내려오는데 참석자들이 와서 “오늘 너무 멋있었네요. 살다보면 이런 날 저런 날 있는데 유연하게 잘 마무리 해줘서 고마워요”하며 줄을 서서 명함을 달라고 했다.

이호선 MC는 “위기는 기회이다. 내 감정보다는 그 자리에 참석하고 즐기는 사람들의 기분을 위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MC의 임무”라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겼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노래자랑과 관련된 것이다.

“송년회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노래자랑이죠. 참석자들이 재밌게 노래 부르며 재밌게 하는 게 MC의 임무인데 문제는 마지막 시상식에서 벌어집니다”

아무리 공정하게 심사를 해도 수상을 못한 사람은 항의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 수상을 못한 사람이 이호선 MC를 들들 볶았다던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보자.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그 회사 송년회를 또 진행했어요. 노래자랑에 그 분이 또 예정돼 있더군요. 올해도 들들 볶일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예상대로 그 분은 어설픈 노래를 했죠. 그런데 심사결과 장려상 수상자가 됐네요. 제게 오더니 오늘 MC 최고였다고 칭찬을 하고 만세를 외치더군요. 특히 노래자랑이 공정했다고 하면서 자기네 부서 직원들 다 부르더니 저와 사진 찍게 하고 즐거워 하더군요. 상품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자신이 인정받은 게 자랑스러웠나봅니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자연의 섭리에 관한 것이었다.

“속이 편해야 해요. 마이크를 한번 잡고 나면 송년회 중에 화장실에 갈 시간이 애매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행사 전에 식사를 많이 하지 않습니다. 내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고 나면 배속이 편할 리 없죠. MC 하는 내내 무대나 공연 보다 내 배속에만 신경이 쓰입니다. 정 못 참겠으면 장기자랑에서 다른 팀들은 1절만 시켰어도 ‘분위기와 느낌 보니까 노래를 엄청 잘 하실거 같다. 특별히 2절 까지 부를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다’고 말하고 화장실로 달려가죠”

 

이호선(2호선) MC가 올해 치러진 모 단체의 송년회에서 진행을 하고 있다. (사진=라인투커뮤니케이션)

◇20년 베테랑 MC, 라인투커뮤니케이션 대표이자 스피치 강사로 활약  

 
이호선 전문 MC는 20년의 베테랑 진행자다. 대학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전공한 뒤 대학축제MC로 첫 발을 뗐다. KBS MC, 리포터, 케이블TV MC를 비롯해 기업체 체육대회, 송년회, 지역축제에서도 MC를 하고 있다. 골프대회 MC와 부동산 프로그램, 부동산 행사MC도 진행하고 있다.

이호선 MC는 라인투커뮤니케이션의 대표이기도 하다. 브랜드 네임은 helloMC다. MC가 필요한 곳에 파견하는 에이전시일과 MC가 되고 싶은 사람들의 소망을 들어주고 대중 앞에서 말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스피치를 가르치고 있다.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호선 MC는 “각 프로그램마다 장점이 있습니다. 부동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부동산과 경제를 배울 수 있어서 좋고 송년회나 오락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사람과 인생을 배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고 한다.

그는 “송년회에서라도 상을 많이 준비하고 서로 서로 칭찬해주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송년회의 작은 상과 웃음, 행복감이 2020년의 회사생활과 그들의 인생에 밝은 에너지의 원동력이 되리라 믿습니다. 송년회 무대에서 MC를 하며 사람들이 웃고 행복해 하는 것을 볼 때마다 제가 더 행복해집니다”라고 말하면서 환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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