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의 인공지능 트렌드 예측 시스템 '엘시아' 화면 갈무리 / 사진= 롯데제과 제공

 

[서울와이어 김아령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유통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인공지능(AI)과 무인화의 거센 바람에 적극 순응했다. 새해는 유통, 식품·외식, 패션 등 소비자 경제 전반에 걸쳐 AI를 활용한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유통·식품·패션업계, 생산·유통까지 AI 서비스 전면화

 

AI 기술은 서비스 인력을 대체하고 신제품 트렌드를 제시하며, 기존의 주먹구구식 재고관리를 체계화하는 역할까지 맡을 만큼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시장에 안착할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지만, AI가 여러 방면에서 시장을 변화시키는 기술로 떠오른 상황이다. 내년에도 소비재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다각도의 실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에서 AI는 주로 비대면 서비스에 집중돼 있다. 사람의 손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거치지 않는 무인 매장이 대표적이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컴퓨터 비전과 딥러닝 등 AI 기술을 적용한 김포DC점을 무인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미리 애플리케이션(앱)에 신용카드를 등록한 뒤 쇼핑을 하고 출구를 빠져나오면 자동으로 계산이 이뤄진다.

 

세븐일레븐의 스마트 편의점 '시그니처'도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한 형태다. 완전한 무인 매장은 아니지만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인 '핸드페이'를 이용해 손바닥 인증만으로 고객 본인 확인과 물품 결제가 가능하다. 전국에 17개 시그니처 매장을 개설하며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AI 기반의 'S마인드'로 고객별 맞춤형 쇼핑 정보를 제공 중이다. 성별·연령·지역·구매 빈도 등 100여개 변수를 분석해 날마다 고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쇼핑 정보를 골라 고객에게 제시한다. 

 

롯데제과는 2016년 12월 IBM과 업무협약을 맺고 제과 산업에서 AI를 활용해 소비자가 원하는 맛·소재·식감 등을 파악하기 위한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해 8월에는 AI 트렌드 예측 시스템 '엘시아'(LCIA)를 도입했다.

 

엘시아는 AI를 통해 수천만 건의 소셜 데이터와 판매 데이터, 날씨·연령·지역별 소비 패턴 등 다양한 내외부 자료를 종합 판단해 식품의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고 신제품 유형을 추천해준다.

 

◆ 패션업계, AI로 재고관리 '숨통'

 

패션업계에서는 AI가 소비자에게 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은 물론 재고 물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맡아 도움이 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상품 기획단계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에 걸쳐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AI '아이피츠'를 개발했다. 상품기획자의 감각에 의존해 결정되던 생산량을 빅데이터를 토대로 제안하고, 상품이 부족하거나 남지 않도록 생산 주기와 생산 수량을 결정해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온라인몰인 SSF샵은 AI로 소비자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맞춤 정보를 제공한다.

 

화장품 업체들도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에 AI를 활용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AI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나에게 딱 맞는 립스틱'을 찾아주는 '컬러테일러'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입술 사진을 찍어 올리면 150여 개 브랜드의 6000여 개 립 제품 중 사용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상을 찾도록 도와준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유통업계에서도 AI·클라우드·로봇을 활용한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각 사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이러한 시도는 2020년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kimar@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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