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한보라 기자] 주택 매입·투자 수요가 줄며 가계가 3분기에도 저축성 예금 중심 자산운용기조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순자금운용 규모는 기업의 수익성 둔화와 정부지출 증가로 인해 축소됐다.
9일 한국은행은 ‘2019년 3/4분기 중 자금순환’을 공개해 국내 순자금운용 규모가 전년 동기 줄어든 16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기(9조)에 비해서는 약 1.9배 증가했다. 순자금자산 운용액은 자금운용액에서 조달액을 뺀 것으로 통상적인 여유자금으로 여겨진다.
가계 순자금운용 규모는 지난 1~2분기 20조원을 기록하던 것에 비해 소폭 하락한 17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전년 동기(12조원)에 비해서는 1.5배 확대됐는데 부동산 투자 수요 감소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년도 3분기 가계의 주거용 건물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29조5000억 원에서 25조1000억 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현금 및 예금 운용액은 증가해 28조1257억을 기록했다.
한은은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가계가 안전자산인 은행예금을 택했으며, 금융기관 신예대율 적용으로 인해 은행권이 예수금 유치에 각축을 벌인 것도 한몫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안전성지표인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은 2.11%를 기록하며 소폭 감소했다. 전년도 1분기 개선된 이후 처음으로 하락한 것이다. 금융자산‧부채 잔액은 각각 8406조원, 5644조7000억 원을 기록하며 모두 증가했다.
한편 기업은 수익성이 둔화하며 순자금조달 규모가 18조9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증가했다. 순자금조달은 부채를 순발행한 값으로 순자금운용과 반대급부로 사용된다.
자금운용 및 조달액이 모두 전년 동기 감소한 탓이다. 자금조달액의 경우 3분기 28조7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분기(29조7000억 원)에 비해 증가했다. 그러나 자금운용액이 2분기 12조1000억 원에서 9조8000억 원이라는 큰 폭으로 감소한 탓에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전년도 3분기 외감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7.62%에서 4.76%로 줄어들기도 했다.
일반정부의 경우 순자금운용규모가 전년 동기에 비해 16조6000억 원으로 감소했는데 한은은 적극적 재정기조를 유지하며 지출을 증대한 이유로 설명했다. 정부최종소비지출과 통합재정수지는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하며 각각 80조6000억 원, 11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