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2] 난립하는 후보 막을 길은 없나? - 서울와이어
[농협중앙회장 선거-2] 난립하는 후보 막을 길은 없나?
[농협중앙회장 선거-2] 난립하는 후보 막을 길은 없나?
  • 이현영 기자
  • 승인 2020.01.10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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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사진=한보라 기자
농협중앙회/사진=한보라 기자

 

[서울와이어 이현영 기자]  10일 농협중앙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31일 실시하는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13명의 예비후보자가 등록했다. 예비후보로 등록할 수 있는 기간은 오는 15일까지라 앞으로 후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13명의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이지만 이들이 모두 본선까지 갈거라고 확신하는 이는 없다.

 

본선 후보등록을 위해선 3개 시도에 걸쳐 50명 이상 100명 이하의 조합장 추천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모든 모든 후보자들이 이 조건을 맞추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오는 16일 예정된 정식후보 등록에선 포기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결국 3~4명의 최종 후보들이 추려질 전망이다.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후보자 난립'을 꼽을 수 있다.  

 

농협관계자는 "선거 두세 달 전부터 언론 보도를 통해 출마 의사를 비치는 사람은 10명쯤 된다. 그런데 막상 본선에 오르는 사람은 서너명에 불과하다"며 "그렇다면 나머지는 뭘까. 애초에 완주 의지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한 표가 아쉬운 유력 후보에게 다가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이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농협 선거판에서는 ‘광’ 파는 사람들이라고 한다.”고 밝히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농협중앙회의 자산은 59조2000억원이다. 조합 수는 1118곳에, 임직원은 10만명쯤 된다. 전체 조합원은 213만명에 달한다. 

 

중앙회 회장은 비상임 명예직이다. 이에 따라 경영활동에서 권한 뿐만 아니라 책임도 지지 않는 상징적인 존재다. 오히려 전무(이사)의 역할이 더 큰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전무는 회장으로부터 업무를 위임받아 중앙회의 경영목표 설정, 사업계획, 자금계획 등의 업무를 처리한다. 농업경제사업과 축산경제사업, 상호금융은 사업별 대표가 담당한다. 


하지만 실제 중앙회 회장의 파워는 막강하다. 중앙회 회장은 전무와 사업별 대표에 대한 인사권을 비롯해 조합 지원 자금 배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조합 감사위원회를 통해 감사권을 행사하고, 인사와 예산 등 농협 경영 전반에 걸쳐 권한을 행사할 수도 있다. 

 

농협은 12만 명의 계열 임직원과 28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대기업집단이며 상호금융을 포함한 범농협 자산규모는 900조원에 육박한다.

 

과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는 전국 조합장 전원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조합장이 1200명에 이르다 보니 특정 후보끼리의 합종연횡이 큰 위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명박(MB) 정부 시절인 2009년 12월 현행 간선제로 바뀌었다. 비용을 절감하고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부정 선거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되레 부작용을 키웠다는 지적이 농협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농협 일부 관계자들은 간선제 이후 속칭 ‘광’ 파는 사람들이 늘었고, 그로 인해 선거가 혼탁해지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농협중앙회의 한 간부는 자신의 존재감 과시나 암묵적인 ‘지분’ 확보를 위해 출마 의사를 비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비판했다. 


완주할 의지가 없는 후보일지라 하더라도 드러내놓고 ‘광’을 팔 수는 없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이 다른 예비후보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사퇴하는 건 규정상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합종연횡, 속칭 ‘광’ 파는 행위는 어떻게 이뤄질까. 농협중앙회 간부 출신 한 인사의 말이다. “후보자 간의 독대와 담판을 통해서 매우 은밀하게 딜이 이뤄진다. 후보의 가방을 챙기는 측근조차 합종연횡의 구체적 내용은 알기 어렵다. 가령 A가 B를 밀어주는 대신, B가 당선되면 (현직 조합장인) A에게 농협중앙회의 자리든 (농협의) 자금 지원이든 어떤 식으로든 배려해 준다는 식으로 담판을 짓는 거다.” 

 

또 다른 농협 관계자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존재감을 키워 온 일부 인사들은 음부터 예비후보 등록에 초점을 맞추고 애드벌룬을 띄우기도 한다”며 “그러면 유력 후보들이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래서 “콘텐츠도 없으면서 ‘광’만 팔기 위해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을 퇴출하려면 모든 조합장이 투표권을 갖는 직선제로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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