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영국 하원이 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기 위한 법안을 가결했다. 

지난달 총선 이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의회에 상정한 새 EU 탈퇴협정 법안(WAB)이 주 후반 상원 심의 후 여왕의 재가를 거치면 영국은 오는 31일 EU에서 떠나는 브렉시트를 하게 된다.

가디언, BBC 등 영국 언론은 이날 하원이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담은 WAB를 표결한 결과 찬성 330표, 반대 231표로 가결됐다며 ”브렉시트가 현실화됐다“고 보도했다.

상원도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 이후 3년 반 만에 브렉시트가 실현되는 셈이다.

주요 외신은 ”28개 EU 회원국 가운데 탈퇴하는 것은 영국이 처음“이라며 ”이미 유럽 통합으로 경제 번영을 기대하는 환상은 깨졌고 브렉시트로 유럽 통합은 전환기를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EU 탈퇴협정 법안은 영국 정부와 EU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새로운 합의안에 근거해 국내법에 반영·실행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달 조기총선에서 존슨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크게 웃돌며 승리해 통과가 확실시돼왔다.

유럽의회도 이달 중 브렉시트 합의안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양측의 비준을 받으면 영국은 오는 31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2월 1일 오전 8시)를 기해 EU를 떠나게 된다.

다만 EU를 떠나도 원활한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EU와 합의한 ‘전환(이행) 기간’(2020년 12월 31일)까지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동안 영국과 EU는 기존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잔류 혜택을 받고 통상 등에서 EU의 규제를 따라야 한다.

브렉시트 후 국제사회의 관심은 영국과 EU의 관계 형성으로 몰릴 전망이다.

대부분의 품목에서 관세를 ‘제로’(0)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영국은 EU는 물론 미국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맺고 싶어 하지만 통상적으로는 최소 몇 년이 걸리는 FTA 협상을 전환기간 내에 타결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존슨 총리는 전환기간 연장은 없다는 입장이므로 연말까지 통상 협정을 타결하지 못할 경우 합의 없는 EU 이탈, 즉 ‘노딜 브렉시트’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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