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기자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세계 최대 수입국과 최대 수출국의 무역전쟁을 끝내는 합의는 전적으로 끝났다”(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난 10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와 관련, 서명식 준비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중국어 번역만 남은 상태라고 미 핵심 당국자들이 전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은 지난해 12월 합의한 내용의 최종 확인 절차로서 이후 예상되는 추가 무역협의 과정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앞서 2018년 7월 미국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로 시작된 무역분쟁은 합의점을 찾을 수 없는 양국 간의 치열한 공방이 계속되며 이득 없이 출혈만 낳는다는 비난 속에 2년여간 계속돼 오다 지난 12월 13일 잠정 미·중 무역 1단계 합의를 발표하며 휴전상태에 들어갔다.

 

이 기간 동안 강 대 강의 충돌은 양국의 경제에 악재로 작용했고 국내 증시에도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미국과 중국의 GDP 성장률은 2018년 1분기 각각 2.5%, 6.8%를 기록했으나 거의 분기마다 하락 추세를 보여 작년 3분기에는 2.1%, 6.0%까지 곤두박질쳤다.

 

국내에선 특히 제조업 부문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하락이 커 2018년 3분기 9.7%에서 지난해 3분기 4.5%로 반토막이 났다. 성장성도 부진해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 1분기(-2.4%) 및 2분기(-1.1%)보다 외형 축소가 확대됐다.

 

아울러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기업실적 부진 여파로 2200선을 돌파해 상승세를 타던 코스피지수를 급락시키며 2100선마저 무너뜨렸다.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한 직후인 작년 5월 14일에는 장중 한때 2056.74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시장의 불확실성과 위험자산 회피심리 등이 작용하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어느 정도 안정되기 전까지는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졌고 국내 증시는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에 놓여 날선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번 무역 합의 서명을 위해 중국 상무부도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13∼15일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을 방문한다고 밝힌 상태다. 미·중 양국 모두 최악의 국면은 피하려고 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되고 무역 합의 서명이 이뤄지고 나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는 당분간 한숨 돌리게 될 것이다.

 

다만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가라’는 자세로 막판 변수로 작용될 상황에 대해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

 

미국산 농산물 구매 외에 지식재산권 문제 등이 얼마나 전향적으로 다뤄졌을지에 따라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수 있고 1단계 합의의 세부적인 내용이 부실한 등 향후 추가 협상의 어려움이 부각된다면 증시에 부정적일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미·중 무역협상이 성사되기 일보직전에 막판에 뒤집히곤 했다는 점에서 새 출발을 위한 신호탄이 될지 휴전상태의 연장선상이 될지는 좀 더 신중한 자세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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