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부 김아령 기자

 

[서울와이어 김아령 기자] 편의점 업계가 과밀출점에 따른 자율규약을 시행하면서 신규 출점이 제한된 가운데 '유사 편의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사 편의점들이 편의점 업계의 출점제한 자율규약을 무력화할 것이라는 점에서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 우장산역점은 편의점과 H&B스토어를 합한 형태의 매장이다. 주력 상품인 화장품과 일반의약품 이외에 삼각김밥과 도시락, 샌드위치, 맥주 등을 들여놓고 팔기 시작한 것이다. 편의점과 비슷한 형태의 취식 공간까지 마련했다.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드럭스토어가 편의점 상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줄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변종 편의점 매장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이들 매장이 효과를 낼 경우 골목상권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또 거리제한 등 유통 규제를 받고 있는 편의점에 비해 이렇다 할 규제가 없는 상황이라 틈새시장을 공략해 우후죽순 생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다. 

 

갈등은 대기업과 소상공인과의 마찰로도 확대되고 있다. 랄라블라 우장산역점 바로 옆에 위치한 CU편의점은 가맹점이다.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점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 인력 등 마케팅 경쟁력이 낮은 가맹점으로서는 고객을 빼앗길까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반면 최근 유통업계가 성장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이를 극복하려는 융합시도 또는 틈새시장 공략으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편의점만 먹거리를 팔 수 있다는 규정이 없으며, 편의점도 최근 플랫폼화를 추진해 화장품과 의류, 택배서비스 등 무한확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 대기업이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점은 좋게 생각한다. 그러나 업계가 어렵게 합의한 자율규약을 무력화하거나 가맹점주와 본사와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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