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기업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상준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30분께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 걸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 대기업을 일궈내며 롯데를 국내 재계 순위 5위 재벌로 성장시킨 '거인'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관광산업 분야에서는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그는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 5녀의 첫째로 태어나 그는 일제강점기인 1941년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1944년 선반(절삭공구)용 기름을 제조하는 공장을 세우면서 사업을 시작했으나 2차 대전에 공장이 전소하는 등 시련을 겪었다.
 

비누와 화장품을 만들어 재기에 성공한 그는 껌 사업에 뛰어들었고 1948년 ㈜롯데를 설립했다.이후 롯데는 초콜릿,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도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킨 신 명예회장은 고국으로 눈을 돌렸다.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 길이 열리자 그는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국내 최대 식품기업의 면모를 갖춘 롯데는 관광과 유통, 화학과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특히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으로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건설도 신 명예회장이 1987년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며 대지를 매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 2015년 7월 장남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며 신 명예회장은 그룹 계열사 이사직에서 순차적으로 퇴진했다.

이어 2016~2017년에는 호텔롯데 대표와 그룹의 모태(母胎)인 롯데제과 사내이사에서 물러났으며 롯데쇼핑·롯데건설, 롯데자이언츠(5월), 일본 롯데홀딩스(6월), 롯데알미늄(8월) 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 명예회장이 일본에서 결혼한 시게미쓰 하쓰코 사이에서 태어났다.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신 명예회장이 도일(渡日) 전 열여덟에 결혼한 고(故) 노순화씨 딸이다. 막내딸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은 1970년대 미스롯데 출신인 서미경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편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2일 오전 6시다. 발인 후 같은 날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이에 앞서 롯데그룹은 이날 오후 3시21분경 "지난 밤 신 명예회장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만일에 대비해 가족들과 그룹 주요 임원진이 병원에 모여 있는 상태"라고 전했으며 일본에 출장 중이던 신동빈 롯데 회장도 급거 귀국했다.


신 명예회장은 작년 11월에도 탈수 증세로 병원에 입원하는 등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았으며 12월18일 영양 공급 관련 치료 목적으로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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