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은 韓롯데, 신동주 전 부회장은 日롯데…'암묵적 후계구도?'

日롯데홀딩스 지분...'능력으로 임직원 지지받아야 후계자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 사진),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가운데 사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 비리 관련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상준 기자]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주요 재벌그룹 1세대 창업주 중 재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꼽혔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경영의 끈을 놓지 않고자 한 그의 집념과 욕심은 결국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추락시킨 형제간 경영권 다툼의 씨앗이 됐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신 명예회장이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화해를 보지 못하고 세상을 뜬 것은 생전에 지분 상속을 통해 후계구도를 확실히 정리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


지난 2017년 롯데지주가 공식 출범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일 양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율이 대부분 엇비슷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 계열사의 경우 신동주·동빈 형제 가운데 한쪽이 계열사 지분 매입에 나서면 시장의 관심이 한꺼번에 쏠리곤 했다.


실제로 경영권 분쟁이 터지기 전인 2013년과 2014년 신 전 부회장이 롯데제과 주식을 수차례에 걸쳐 꾸준히 매입해 지분율을 3.92%까지 높였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올해 1분기 기준 국내에서 롯데지주(지분율 3.10%), 롯데칠성음료(1.30%), 롯데쇼핑(0.93%), 롯데제과(4.48%) 등의 상장사 지분을 보유했다.


여기에 비상장사인 롯데물산(6.87%)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은 인천시 계양구 목상동의 골프장 부지 166만7392㎡를 가지고 있다. 이 부지의 가치는 4500억원대로 추정된다.


신동빈 회장과 신격호 명예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율은 각각 5.34%와 6.83%였다.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 지분도 경영권 분쟁 직전까지 신동빈 회장 13.46%, 신동주 전 부회장 13.45%로 차이가 0.01% 포인트에 불과했다.


한일 양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역시 ▲ 광윤사(고준샤·光潤社) 28.1% ▲ 종업원지주회 27.8% ▲ 관계사 20.1% ▲ 임원 지주회 6% ▲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 가족 7.1% ▲ 롯데재단 0.2% 등이다.


신동주·동빈 형제의 개인 지분은 각각 1.62%, 1.4%다.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를 경영하도록 암묵적으로 후계구도가 정해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광윤사·직원지주조합·관계사 및 임원지주조합에 나눠놓은 것은 능력으로 임직원에게 지지를 받아야 진정한 후계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한국에서 1967년 롯데제과를 세운 이후 롯데칠성음료, 롯데삼강, 롯데햄·우유, 롯데리아, 롯데냉동 등 식품 기업은 물론,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기공, 롯데파이오니아, 롯데상사, 호남석유화학, 롯데건설 등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일본으로 유학 갈 당시 신 명예회장의 전 재산은 83엔에 불과했지만, 현재 롯데그룹의 매출액은 100조원에 달한다. 신 명예회장이 보유한 개인 재산은 1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신격호 명예회장의 자산과 지분 등이 어떻게 처리될지 주목된다. 그간 신 명예회장의 재산 관리는 2017년부터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으로 확정된 사단법인 선이 맡아왔다.
 

한정후견이란 일정한 범위 내에서 노령, 질병 등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법률행위를 대리하는 제도이다.
 

신 명예회장이 사망한 만큼 한정후견은 종료되고 법에 따른 재산의 상속 절차가 개시되게 된다. 만약 유언장이 있다면 그에 따라 상속 절차가 이뤄지게 된다.
 

그러나 유언장의 작성 시점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다.유언장을 쓸 당시 치매 증상이 진행되는 등 의사결정 능력이 상실된 상태였다면 유언장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 명예회장이 상당한 규모의 개인 재산을 남기고 떠났지만, 분배 문제가 롯데그룹의 경영권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고 관측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재산 문제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 결정이 내려지든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나 경영권이 흔들릴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롯데는 큰 위기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한 편에 선 신 명예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났고 국내 계열사 이사직에서도 퇴임하면서 형식상으로도 완전히 경영에서 손을 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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