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올 1분기(1~3월)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경기 악화를 전망하는 소매유통업체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특히 백화점 업체들의 경기 전망이 '호전'에서 '악화'로 돌아섰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0년 1분기 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RBSI는 전분기 대비 3포인트 하락한 88로 집계됐다.
100을 기준점으로, 수치가 이를 웃돌면 경기 호전을, 밑돌면 경기 악화를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대한상의는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전망지수가 줄곧 하락세를 보인다"며 "한국경제의 저성장세가 계속되면서 소비 부진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백화점의 낙폭이 가장 컸다. 백화점의 RBSI는 93으로, 전분기(103) 대비 무려 10포인트 떨어지며 기준점 아래로 내려앉았다.
대한상의는 "올겨울 상대적으로 따뜻한 날씨와 소비 부진이 겹치면서 패션 분야 약세가 두드러졌다"고 명했다.
대형마트(80)와 편의점(75) 업계도 전분기 대비 각각 1, 3포인트씩 하락했다. 대형마트는 전자상거래 확대로, 편의점은 겨울철 비수기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슈퍼마켓은 75로 지난 분기와 같았다.
반면 온라인쇼핑(105)과 홈쇼핑(105)은 40분기 연속 기준점을 웃돌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온라인쇼핑 누적 거래액은 11월 기준 121조원을 돌파해 2018년 연간 기록을 넘어섰다.
소매유통업 1분기 수익성에 대해서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응답이 54%로 가장 많았다.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37%에 그쳤지만, 전분기(28%) 대비로는 크게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호전될 것'이란 응답은 9%였다.
유통업체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소비심리 위축'(57%), '비용 상승'(23%), '업태 간 경쟁 심화'(15%), '정부규제'(4%) 등 순으로 응답됐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유통업계 전반적인 어려움은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경제 상황을 잘 보여준다"며 "소비자가 지갑을 열게 하려면 경제회복과 함께 유통업계 규제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