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사진= 한보라 기자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제6대 민선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자간 선거운동도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8일 농협중앙회 회원조합인 지역농축협 등에 따르면 10여명의 후보자 중 공약 싸움을 통해 최근 경기 이성희(기호 1번)·영남 강호동(2번)·충청 김병국(6번)·호남 유남영(7번) '4강' 체제로 좁혀진 양상이다.

이들 후보자가 각기 다른 공약을 내건 상황에서 눈에 띄는 점은, 조합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정책으로 이성희 후보를 제외하고 하나같이 '상호금융 독립법인화 재추진'을 약속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상호금융 독립법인화는 지역농축협과 농민단체의 최대 관심사이자 염원이다. 현재는 농협중앙회가 상호금융과 신용사업을 동시에 관리하고 있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호금융에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상호금융 분야는 지역농축협의 최대수익원으로 그 중요성이 상당하다.

앞서 김병원 전임 회장도 상호금융 독립법인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회장직에 올랐으나 결국 임기 내 이행하지 못하고 물러난 바 있다. 상호금융 독립법인화를 위해서는 자본 건전성 지표를 만족해야 하지만 중앙회의 차입금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시도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 상호금융독립법인화 재추진… 김병국·강호동·유남영 후보 공약 

4명의 유력 후보자 중에서 상호금융 독립법인화 관련 가장 체계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건 김병국 후보다.

김 후보자는 △상호금융지역본부 추진(20년) △금융지주 조합공개(21년~22년) △상호금융연합회 출범(23년) 등 3단계에 걸친 이행 로드맵을 작성했다.

금융지주 조합공개(중앙회 지분 70%·농축협 30%)를 단행, 농축협이 2대 주주로 참여해 농축협과의 사업 경합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향후 독립법인화에 소요되는 자본제약을 해소해 상호금융연합회를 출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강호동·유남영 후보도 상호금융 독립법인화 재추진을 약속했다. 다만 구체적인 이행 계획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후보자들은 '상호금융 추가정산 1조원'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 농축협에 대한 수익배분은 연간 5000억원 규모로, 공약대로 1조원까지 늘어난다면 상호금융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 상호금융 추가정산 1조원도… "상호금융 독립법인화, 체질개선이 우선"

이밖에 김 후보자는 △상호 자산운용체계 혁신(운용수익률 2%대→4%) △상호금융 도농상생예치금 도입 △농축협 지역통합대출센터 신설 △농촌형 자산관리센터 신설 등을 상호금융 관련 공약으로 내걸었다.

강 후보자는 △중앙회 예치금리 향상 △상호금융 동일인당 여신한도 대폭증액 또는 폐지 추진 △담보비율과 대출비율, 업무영역 제1금융기관 수준으로 확대 조정 △농축협 연체관리 위한 현장지원반 지역본부내 설치(중앙회부담) △농촌형 농축협 신용점포 창구 환경 개선 지원 △전산비용 등 지역농축협 부담비용 최소화 등을 내세웠다.

유 후보자의 공약은 △상호금융 예치금리 조정위원회 구성 운용(중앙회+농축협) △비과세예탁금 영구화 추진 △농축협에서 자동차보험 신규취급 및 방카슈랑스 기준 완화 등이다.

지역농축협 관계자는 "지배구조의 변화를 초래하는 상호금융 독립법인화는 중앙회의 차입부채 의존도를 줄이거나, 범농협 차원의 사업력을 높이는 등 체질개선 과정이 요구된다"며 "농협중앙회장 선거 이후 당선인에 따라 상호금융 독립법인화 이슈에 대한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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