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 사진=서울와이어 

 

[서울와이어 이현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되자 국내 기업들이 비상 체제 가동에 돌입했다. 

 

국내 기업들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공장이 있는 SK종합화학은 이미 주재원을 모두 철수시켰다. 

 

또한 중국의 다른 지역에 사업장을 둔 기업들도 출장 금지와 구내식당 폐쇄 등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 SK종합화학·포스코, 우한 공장 비상체제 돌입
   

 28일 SK종합화학에 따르면 우한 공장에 파견된 주재원 10여명은 중국 당국이 우한을 봉쇄하기 전 모두 순차적으로 귀국해 현재 공장에는 현지 인력만 운영되고 있다.

   
귀국한 주재원들은 입국 후 2주 동안 출근하지 않고 건강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종합화학 우한 공장은 정상 가동하되 출근 인원을 최소화하고 재택근무를 유도하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우한 공장에서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SK종합화학과 중국 국영 정유기업 시노펙이 합작한 중한석화(中韓石化)가 우한의 정유 설비 인수해 가동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장치산업이고 주로 조정실에 많아야 15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다"며 "설비 보수와 전기 담당 등의 인력도 조정실에서 근무하고 있어 발열 관리만 잘 되면 큰 문제는 없어 당분간 공장 가동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공장은 가동을 중단하려면 천천히 생산을 줄여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가동할 때도 보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가동 중단은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종합화학은 SHE(안전·보건·환경) 본부에서 우한 폐렴 대응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우한에 주재원 4명이 있으며 한중 정부의 향후 대응에 따라 전세기를 통한 철수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다.

 

포스코 우한 공장은 중국 정부가 다음 달 2일까지 춘제 연휴를 연장함에 따라 공장가동 중단도 연장된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한 폐렴 TF' 구성

    
삼성전자는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을 비롯해 중국 각지에 사업장을 두고 있어 최근 TF를 구성했다.

    
삼성전자 담당자들로 구성된 TF는 현지 임직원들의 상황을 점검하고, 출장 제한 등의 조처를 하는 등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한, 국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후베이성 방문자와 다른 중국 지역 방문자 가운데 유증상자는 1주일간 자택에서 대기하도록 안내했다.

 

시안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물산은 현장에서 체온계와 마스크 등을 확보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예방 조처를 하고 있다.

 

삼성SDI도 우한 폐렴 대응 TF를 구성해 임직원들에게 지침을 제시했다.

 

삼성SDI는 이날부터 중국 출장, 여행, 방문 등을 자제하도록 공지했으며 현지 사업장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 설치 및 체온 모니터링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기숙사와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방역도 격일 단위로 강화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이달 중순 대응 TF를 꾸리고 위험단계별 대응 방안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후베이성 지역 출장은 금지했으며 그 외 중국 지역은 출장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우시(無錫)와 충칭(重慶)에 있는 반도체 사업장에서는 구성원을 대상으로 마스크를 지급하고 예방 방법과 준수 사항을 공지했다. 또한, 소독제를 비치하고 사업장을 출입하는 모든 인원을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하는 등 방역에 주력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사업장에서도 행동 수칙을 전사 게시판에 공지하고, 구성원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등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SK는 그룹 차원에서 최근 2주 이내 중국을 방문한 직원이 증상이 있으면 출근하지 말고 팀장과 부속의원에 신고하도록 했으며 증상이 없어도 신고하고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근무하도록 공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설 연휴 직전 주의 공문을 발송했으며 사태 악화에 따라 중국 출장 제한 등의 강화 조치를 준비 중이다. LG전자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도 중국 출장 자제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당분간 중국 지역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근무 중 의심 증상이 있으면 즉시 환경안전부서에 보고하고 진단 확정 전까지 재택근무와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하도록 조치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호텔과 콘도 등 다중이용시설은 마스크와 체온계, 손세정제 등을 비치하고 객실 내 전체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건설 현장도 신종 코로나에 대비해 위생관리에 나섰다.

 

대부분의 건설사는 국내·외 전 현장 근로자들의 마스크 착용과 함께 건강 체크를 진행 중이며 이상 여부가 발견되면 곧바로 격리조치 등을 취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근로자들의 중국 또는 우한 폐렴 확진자 발생국가의 방문자를 확인하고, 이상자 발견 시 즉시 인근 보건소, 본사 비상상황반에 연락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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