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회장,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손태승 우리금융회장, 윤종규KB금융회장 / 사진 =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

 

[서울와이어 한보라 기자] ‘리딩뱅크’로 꼽히는 신한금융지주의 작년도 글로벌 부문 순익은 전체의 약 8.7%(3917억 원)에 달했다. 은행으로 출사표를 던진데 이어 카드, 금융투자 등이 후발진출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를 돈독히 한 결과다.

 

이처럼 국내 금융사들이 국내 시장을 벗어나는 이유는 대표적인 미래 먹을거리가 글로벌 진출로 꼽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CEO(최고경영자)들이 연초에 해외를 돌며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고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 분위기는 녹록치 않다. 중국에서 시발(始發)된 코로나19 사태로 소위 ‘아시아 포비아’(아시아 공포증) 분위기가 만연해지며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에 적신호가 켜진 탓이다.

 

이와 관련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해외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중국 내 기업들의 매출 급감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적 영향이 2003년 사스 당시를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세계 공장’으로 꼽히는 중국 내부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것으로 보며 글로벌 벨류 체인에도 장기적인 타격이 갈 수 있다고 살폈다. 당장 외국계 금융사들이 아시아 지역 투어를 연기하려는 분위기를 내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해외 유수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일정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는 결국 33년 만에 취소됐다.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꼽히는 중국 보아오 포럼의 내달 개최 유무는 불투명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캔톤 페어(Canton Fair)가 취소됐으며 개발포럼(China Development Forum)은 연기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이와 같은 기조의 ‘아시아 포비아’ 현상이 팽배했다. 당시 국내 금융사들은 해외를 방문할 수도, 그렇다고 해외 금융사들이 국내를 방문해주지도 않아 골머리를 앓았다. 더불어 로드쇼와 컨퍼런스 콜도 줄줄이 취소돼 해외투자자들과의 교류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이에 따라 신규 투자자 유입이 절실한 국내 금융사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전진에 따라 당초 계획해놓은 해외 일정을 전면 손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사들의 대표 자회사인 국내 5대 은행들은 연초 대‧내외 행사를 미루거나 취소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연초 예고된 경영전략회의에서 본부장급 이하 인사들에게는 비대면 참석을 요구했다. 국민은행 또한 내부 회의를 가급적 비대면방식인 전화나 화상으로 진행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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