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장동 축산물시장 입구]

 

[서울와이어 소인정 주부기자] 곧 추석이다. “명절”하면 그래도! 항상 옳은 “소고기”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번에는 단일 육류시장으로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이며, 수도권 축산물 유통의 60~70%를 담당하고 있는 대표적인 축산물 전문 시장인 “마장동 축산물시장”에 가보았다. 

일반적으로 소고기라 하면 마블링이 잘 형성된 1++등급이 최고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름맛의 소고기보다 본연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숙성 소고기가 인기라 고기전문점에서 “숙성”은 가장 핫 한 트랜드이자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사진=마장동싸나이의 부위별 판매 소고기 냉장칸]

고기 마니아들이라면 정육점이나 마트에서 사먹는 소고기도 다 “숙성된 고기”라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수입산 소고기는 먼 유통거리 때문에 한국에 도착하는 동안 어느 정도 숙성된 상태가 되고, 우리나라 한우나 육우는 도살 후 7~10일이 지나야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유통기간에 의한 숙성 말고 “썩힘”과 “삭힘” 사이의 아주 절묘하고 위험한 경계인 “숙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갓 잡은 싱싱한 고기처럼 맛없는 고기는 없다”고 한다. 고기는 도축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근육이 뻣뻣해지는 사후경직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숙성이란 쉽게 말해, 이런 고기의 영양분을 잘게 쪼개는 과정으로 일정기간 동안 숙성과정을 거치면서 최상의 고기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맛 집에서는 생육이 아니라 일정기간 동안 숙성방법을 통해 숙성을 시킨 숙성육을 사용한다. 그야말로 숙성육이 대세다. 

그렇다면 숙성이란 무엇인가? 간단히 설명하자면, 대표적으로 드라이(Dry)에이징과 웻(Wet)에이징으로 나눌 수 있다. 드라이 에이징은 옛날 냉장고가 없던 시절 고기를 도살한 뒤 2~3일 정도 실온에 두었다가 먹은 것처럼, 요즘엔 설비가 갖추어진 꽤 규모 있는 공간에서 고기를 부위별로 나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매달아 놓는 건식숙성을 말한다. 육포처럼 수분은 날아가 육즙은 적지만 대신 최고의 육향을 얻게 된다.(물론, 호불호가 있다.)

하지만 저장 온도와 상대습도, 공기의 흐름까지 관리해야 하기에 상당히 까다롭고, 고기의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에 고기가 마르는 것 이상으로 주인의 입도 바짝바짝 마른다. 

반면 웻 에이징은 각 부위를 진공 포장하여 “수분증발”을 막아 촉촉한 상태로 냉장 보관하는 가장 일반적인 습식숙성 방법이다. 드라이 에이징보다 수분손실이 적어 고기량이 줄어드는 것은 방지할 수 있어 좋지만 드라이 에이징의 풍미는 포기해야 한다. 육즙이 많고 부드러운 질감을 유지해 한국인이 선호하는 숙성방법이다.

이런 섬세함이 더해지는 숙성과정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굳이 등급이 높은 고기에는 필요 없는 과정이다. 높은 등급의 고기는 숙성 없이도 이익 창출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주로 수소를 제외한(수소는 맛이 없다고 한다) 등급이 낮은(주로 1등급) 암소나, 거게 소를 사용하여 높은 등급 못지 않는 맛을 내기 위한 절차라 할 수 있다.

 

[사진=잘 숙성된 '마장동싸나이'의 두툼한 소고기]

한마디로 저렴한 부위를 최상의 것으로 만드는 합리적인 기법이라 할 수 있겠다. 

이곳 마장동시장에서 두 가지 대표적인 숙성방법을 기막히게 조율하여 최상의 가치 창출을 계획하고 있는 조합인  마장동싸나이를 방문해보았다.

엄청난 크기의 냉동창고, 잘 갖춰진 시설의 여러 숙성실 등 눈으로 확인한 외형적인 규모에 처음 놀라고, 그들이 계획하고 있는 치밀하고 체계적인 사업 계획에 두 번 놀랐지만 주부인 나를 가장 크게 놀라게 한 것은, 그들의 특화된 숙성 노하우로 탄생한 고기다!

그 중에서 안심을 먹어보았는데 덩어리째 나온 고기는 한 눈에 봐도 색깔이나 윤기에서 부드러움이 좔좔~~~

 

[사진=마장동싸나이의 두툼한 안심]

썰어 나오지 않고 덩어리째인 고기에서 판매자의 자부심이 마구마구 뿜어져 나왔다.(아직도 그 맛과 풍미가 잊혀지지 않는다.ㅎㅎㅎ )

사람마다 미각의 가치는 틀린 게 아니고 서로 다른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런 다름을 하나로 통하게끔 마장동싸나이가 한마디로 “고기에 일냈다!”

고기를 다루는 사람이, 고기를 통해서 가치를 높이고, 고기 때문에 자존감을 잃지 않고,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하려는 노력을 오늘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들이 널리 국민을 이롭게 할 아이템도 현재 열심히 개발 중 이라고 하니 조만간 희소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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