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삼성그룹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 해소된다.

삼성화재는 자산운용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보유 중이던 삼성물산 주식 261만7297주를 3285억원에 처분키로 했다고 20일 공시했다. 같은 날 삼성전기도 투자재원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등을 이유로 보유 중이던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6425억원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삼성물산과 삼성전기 모두 삼성물산 주식 처분 후 지분비율은 0%다. 처분 예정 일자는 오늘(21일)이다.

올해 들어 3번째 계열사 보유 지분 처분이다. 지난 4월 10일에는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을 2.1% 처분했고, 5월 30일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 0.42%를 팔았다.  

이로써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해소된다. 

삼성은 당초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기 등 6개 계열사가 얽힌 7개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했으나 지난 4월 삼성SDI가 삼성물산 주식으르 블록딜 방식으로 전량 매각하면서 3개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다. 이번 삼성화재와 삼성전기의 보유 지분까지 모두 처분되면 나머지 4개 고리도 모두 해소되는 것이다.

다만 국회에 계류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 문제는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개정안은 금융사가 같은 금융사 외에 다른 기업 지분 10%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약 10%대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법으로 강제되었던 앞선 이벤트들과 달리 자발적 노력으로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생명→전자’로 이어지는 금산분리 해결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며 "금산분리 문제의 핵심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며, 여기서 지배라 함은 최대주주 중 최다출자자임을 뜻한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현금 등을 활용해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 1.7% 이상을 매입 후,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로 등극할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판단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순환출자 완전 해소는 정부와 시장의 지배구조 개편 요구에 대한 화답이며,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지배구조 개편의 완성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인데, 비금융지주회사 전환 시 삼성전자 최소지분 확보(20% 또는 30%)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금융부문만 지주회사체제(삼성생명 영업회사가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소유)로 전환하는 게 유력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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